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 지도부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가입 시도가 무산됐다. 노조 지도부가 투쟁 수위를 높이기 위해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했지만, 노조원들이 거부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르노삼성 노조가 9~10일 조합원 1983명을 대상으로 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 찬반 투표 결과 참여자 1907명 중 1158명(60.7%)이 찬성했다. 가입 안건이 통과되려면 과반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르노삼성 노조는 상급단체에 가입돼 있지 않은 기업노조 형태로 운영됐다. 하지만 2018년 11월 취임한 박종규 노조위원장은 민주노총 가입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박 위원장은 지난 3월에도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했지만, 다수 노조원이 반대하자 중도 포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임기 종료(오는 11월 말)를 앞두고 민주노총 가입을 다시 한번 시도했지만, 결국 조합원들 마음을 얻지 못했다”며 “현 지도부는 사실상 레임덕 상태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2018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을 반복해왔다. 그러다 보니 노조원들은 시간이 갈수록 지도부를 외면하고 있다. 지난해 초 80%를 웃돌았던 파업 참가율은 올해 초 20%대로 떨어졌다.
민주노총 가입 무산으로 진행 중인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도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을 월 7만1687원(4.69%) 인상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등의 명목으로 700만원 이상의 일시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영업손실 가능성이 큰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기본급 인상에 부정적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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