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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에 국감 축소? '방만 재정' 제대로 짚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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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올해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축소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 확산을 빌미로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진행도 일부 비대면으로 한다는 것이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 하지만 정부의 국정 전반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게 국회의 기본책무인데, 여당이 앞장서 국감을 축소하려는 것은 부적절한 일이다.

올해 정부의 본 예산 규모는 작년보다 9.1% 증가한 512조3000억원이었지만 네 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총지출 규모는 554조7000억원까지 급증했다. 나라 곳간이 텅 비자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경은 전액 국채를 발행해 빚으로 조달한다. 올해 국가채무가 847조원 안팎으로 늘고,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5% 안팎까지 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빚을 늘린 정부는 전례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감을 축소한다면 국회의 직무유기일 뿐이다. 행정부가 국민 혈세와 나랏빚으로 마련한 예산을 써서 어떤 정책 성과를 냈는지 따져보는 것은 국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게다가 176석 거대 여당이 행정부 방패막이를 자처한다면 야당이라도 철저히 파헤쳐야 할 것이다.

코로나 비상시국이라고 해도 각종 정책 난맥상은 그냥 덮고 넘어갈 수 없는 수준이다. 스물세 번째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은 잡히지 않고, 전셋값도 급등하고 있다. 복지·고용 예산으로 181조6000억원을 편성했지만 취업자는 6개월째 감소세이고 세금 알바만 늘었을 뿐이다. 부실한 정책을 따져 바로잡는 게 국감에서 해야 할 일이다. 또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경제효과가 불투명한 사업 예산도 100조원에 육박하는데 이를 점검도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회가 국감을 줄이면 행정부가 초팽창 예산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누가 따질 수 있겠나.

코로나를 계기로 바뀌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현장·해외 감사는 비대면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 수많은 공무원과 증인을 불러내 하루종일 앉혀 놓고 호통치는 ‘구태’도 사라져야 한다. ‘국정’을 감사하는 국감이면 정책을 집행하는 부처가 대상이어야 할 텐데, 기업인 감사로 변질된 적폐를 이제는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국회는 국감을 줄일 게 아니라, 본래 목적에 맞게 정상화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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