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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록' 남긴 54일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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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중부지방에 34.7일간 851.7㎜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강수일수, 강수량 모두 역대 1위 기록이다.

기상청이 9일 발표한 ‘2020년 여름철 기상 특성’에 따르면 올여름은 유난히 긴 장마로 많은 비가 내렸다. 이번 장마철 기간은 제주에서 6월 10일 시작해 7월 28일 종료(49일)됐고, 중부는 6월 24일 시작해 8월 16일(54일) 끝났다. 제주와 중부지방 모두 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마철이었다. 장마철 동안 전국 평균 강수량은 686.9㎜를 기록해 역대 2위에 올랐다. 1위는 2006년(699.1㎜)이었다. 지역별로 중부(851.7㎜)는 역대 1위, 남부(566.5㎜)는 4위, 제주(562.4㎜)는 10위를 기록했다. 강수일수도 전국 평균 28.3일로 역대 1위였다. 지역별로 중부지방(34.7일)과 제주(29.5일)가 가장 긴 강수일수를 기록했다. 남부지방(23.7일)은 역대 4위 기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상에서 발생한 강수대가 지속 발달하면서 집중호우와 비가 잦았다”고 했다.

기온은 월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 6월 전국 평균 기온은 22.8도(평년 21.2도)로 역대 가장 더웠다. 6월 최고 기온은 28도로 평년(26.5도)보다 높았고 폭염일수(2.0일)도 역대 가장 많았다. 반면 7월은 한 달 내내 장마가 이어지면서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 전국 평균 기온이 22.7도로 평년(24.5도)보다 낮았다. 관측 역사상 처음으로 6월 평균 기온이 7월 평균 기온보다 높은 ‘기온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여름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상하면서 날씨가 더워지는 양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한반도 주변에 찬 공기가 자리하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장마전선을 따라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았다”고 말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하면서 한반도가 태풍의 길목에 있었던 점도 올여름 기상 특징으로 꼽혔다. 올여름엔 제5호 ‘장미’, 제8호 ‘바비’, 제9호 ‘마이삭’ 등 세 개가 영향을 줬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은 가을 태풍으로 분류됐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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