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셀은 지난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3상을 인도 중앙의약품표준관리국(CDSCO)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승인은 인도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환자 60명 대상의 임상 2상의 결과가 우수하면 임상 3상을 면제받고, 제품 출시로 이어지는 방식이란 설명이다. 제넨셀 측은 인도에서 사용될 임상약을 한국파마에서 위탁생산해, 인도 현지 임상기관인 스파르쉬 병원에 공급한 상태다. 스파르쉬 병원은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게 된다.
이번 임상에 사용되는 약물은 제주도에서 가로수로 사용되는 담팔수의 추출물이다. 앞서 경희대 바이오메디컬연구센터(BMRI)의 강세찬 교수팀은 담팔수 추출물이 대상포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제넨셀은 이 기술을 이전받아 대상포진 치료제에 대한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했다. 현재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국내 임상 1상의 결과를 인정받아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임상 2상 시작이 가능해졌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임상 2상에서 우수한 결과가 나오면 이르면 내년 초 인도에서 아유르베다(전통의학) 의약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강세찬 교수는 "인도는 전통의학서인 아유르베다에 등재된 천연물의 경우, 원료의약품의 적합성 여부를 입증하지 않아도 된다"며 "담팔수 추출물의 과학적 효과를 입증하면 아유르베다 의약품 제도를 통해 판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담팔수는 아유르베다에 기록돼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팀은 담팔수 추출물 및 유효 성분인 제라닌이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억제한다는 사실도 시험을 통해 밝혀냈다. 제넨셀은 대상포진 2상을 준비하고 있어, 인도 코로나19 임상에 필요한 임상약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었다.
강 교수는 "이번 임상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가 판매에 들어갈 경우,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담팔수의 대단위 재배단지 구축에도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 초 강 교수팀은 선학초 추출물에서 코로나19 감염 억제 효과를 밝혀내기도 했다. 경희대 산학협력단, 제넨셀, 한국의약연구소, 에이피알지, 한국파마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통해 코로나19 치료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제넨셀은 대상포진 치료제 임상 2상과 이번 인도 2·3상 종료 시, 기술가치평가를 시작으로 증시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