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억대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현석(50)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 프로듀서가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박수현 판사)은 9일 오후 도박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대표 프로듀서 등 4명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당초 재판은 지난달 14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피고인 측에서 공판기일과 관련한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첫 공판기일이 이날로 연기됐다.
검은색 정장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모습을 드러낸 양현석 전 프로듀서는 아무런 말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그는 재판에 앞서 직업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 "YG엔터테인먼트 음악 프로듀서였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 측은 "양현석 등 피고인 3인은 24회에 걸쳐 4억여 원의 도박을, 임모 피고인은 2억4000만원의 도박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도박 혐의로 공소 제기한 것"이라 밝혔다. 이에 변호인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양현석 전 프로듀서를 비롯한 다른 피고인들 역시 전원 혐의를 인정했다.
양현석 전 프로듀서는 2015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일행과 함께 약 33만5460달러(약 3억8800억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에서 달러를 빌린 뒤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했다는 혐의도 받았지만, 검찰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는 기소하지 않았고 단순 도박 혐의만 적용했다.
앞서 양현석 전 프로듀서를 수사한 경찰은 상습 도박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상습 도박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단순 도박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그러나 서울서부지법 약식재판부는 "사건의 내용상 서면 심리만으로 판단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양현석 전 프로듀서 등 4명을 정식 재판 절차에 회부했다.
이날 재판부는 단순도박 혐의임에도 제출된 증거가 많은 점을 들어 상습도박 혐의와 관련된 의견서를 검찰 측에 요구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10월 28일 오후에 열린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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