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부터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공택지 사전청약이 시작된다. 공급물량 일부를 예약받은 뒤 본청약 때 사전청약자들에게 우선 계약권을 주는 방식이다. 2022년까지 6만 가구가 사전청약 물량으로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전청약 실시계획을 발표했다. ‘주거복지로드맵’과 3기 신도시 발표 등에 포함된 수도권 택지가 대상이다. 2021년 하반기 3만 가구, 2022년 3만 가구를 각각 공급한다.
사전청약은 분양 예약과 같은 개념이다. 해당 아파트의 사업승인 전에 공급 물량 일부를 예약받은 뒤 본청약 때 사전청약자들에게 우선계약권을 주는 방식이다. 2008년 ‘반값 아파트’를 내세운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할 때 처음 도입했다가 2011년 폐지된 바 있다. 정부가 9년 만에 사전청약 카드를 다시 꺼낸 건 집값이 불안한 상황에서 주택 조기공급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국토부는 내년 7~8월 중 인천 계양신도시 1100가구를 비롯해 노량진역 인근 군부지(200가구), 남양주 진접(1400가구), 성남 복정1·2(1000가구), 의왕 청계(300가구), 위례신도시(300가구) 등에서부터 사전청약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남양주 왕숙신도시의 경우 9~10월 2지구 1500가구, 11~12월 1지구 2400가구가 사전청약 물량으로 나온다. 도심 알짜물량으로 꼽히는 용산정비창에선 2022년 하반기 3000가구가 공급된다.
입주자모집공고는 아파트 블록별로 진행될 예정이다. 면적과 가구수, 추정 분양가, 개략적인 설계도, 본청약 일정 등이 이 시점에 공개된다. 청약자격은 본청약과 같다. 거주요건의 경우 사전청약 당시 해당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면 일단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지만 본청약 시점까지 기간을 채워야 한다. 투기과열지구와 대규모 공공택지의 경우 2년이 기준이다.
인터넷과 현장접수한 사전청약자를 대상으로 당첨자 선정이 이뤄진다. 본청약 전 청약 의사와 무주택 여부, 거주기간 요건 등을 확인한 뒤 입주 여부가 결정된다.
3기 신도시 5곳은 공공주택지구 지정 이후 설계공모를 통한 도시 기본구상을 마련 중이다.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등은 연말부터 토지보상에 착수한다. 지구계획은 내년 5~8월 중 확정된다.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은 내년 말이 목표다.
정부는 3기 신도시가 공급되면 서울의 주택 수요를 상당 부분 분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기 신도시 홈페이지에서 청약일정 알리미 서비스를 신청한 12만명 가운데 서울 거주자가 전체의 31%를 차지해서다. 신혼부부나 생애최초를 위한 특별공급, 가점제와 추첨제 등 다양한 방식의 공급이 이뤄지는 만큼 연령대별 무주택자들이 골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3기 신도시 공공분양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60~85㎡의 중소형 주택형 비율을 최고 50% 수준까지 높인다.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면적대이기 때문이다. 1~2인 가구에 맞는 전용 50㎡ 안팎 소형 주택형도 지역별 수요에 맞춰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순히 면적대를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가변형 벽체나 넉넉한 수납공간 등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민간분양 아파트의 경우도 토지분양시 평가항목에 디자인 계획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등을 포함해 총 127만 가구의 주택공급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공택지는 84만5000가구, 정비사업은 38만6000가구다. 수도권 공공택지 물량의 44%인 37만 가구는 2022까지 공급된다. 이 가운데 임대주택은 13만 가구, 분양주택은 사전청약 6만 가구와 본청약 18만 가구 등 총 24만 가구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