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비해 일찌감치 알짜 기관 유치전에 나섰다. 인공지능(AI), 문화, 에너지산업 등 지역 특성에 맞는 기관을 유치해 기존 산업과의 시너지를 키우기 위해서다.
7일 광주시는 혁신도시 연구기획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2차 공공기관 이전 1단계 유치 작전에 들어갔다. 추가 이전이 가능한 122개 공공기관을 7개 분야로 나눈 뒤 35개 기관을 유치 대상으로 점찍었다. 분야별로는 에너지(3개), 과학기술(6개), 정보통신(3개), 문화예술(9개), 농생명(2개), 환경생태(6개), 복지노동(6개) 등이다. 광주시는 이들 35개 기관 중 10개 안팎의 알짜 기관을 집중 타깃으로 선정했다. 국책은행 등 이전 기관이 추가될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기관은 한국지역난방공사(정규직원 수 1813명, 자산 규모 5조7000억원)와 한국공항공사(2227명, 4조5600억원)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에너지 관련 기관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달 광주 군공항 이전 관련 논의 당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군공항 이전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유치 대상으로 떠올랐다.
AI 관련 기관인 한국데이터진흥원(48명, 168억원)과 문화 관련 한국문화재재단(204명, 146억원), 한국문화진흥주식회사(138명, 18억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101명, 77억원) 등도 관심 대상이다. 광주시는 공공기관 이전 부지를 도시재생 사업이 한창인 광주역 부지(사진) 등 도심 한가운데에 배치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전 대상 공공기관 직원들이 교육과 문화시설, 생활 인프라 등을 갖춘 광역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전 대상 기관의 입장과 의견이 공공기관 이전의 가장 큰 성공 요소”라며 “이전 기관 직원들이 광역 대도시를 희망하고, 입지도 도심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전 기관의 도심 유치를 위해 1차 이전 당시 손잡았던 전라남도와는 결별이 예상된다. 광주시는 1차 공공기관 이전 때 전라남도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를 꾸리고, 전남 나주시에 한국전력 등 17개 공공기관을 유치했다.
정부·여당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포함한 국가균형발전 계획을 보고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정부안이 나오는 대로 공공기관 유치 목표 기관을 확정하겠다”며 “광주의 미래 발전 방향에 맞는 공공기관 유치를 목표로, 필요하다면 전라남도와 상생 전략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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