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7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경제충격 극복을 위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재정상 어려움이 크다. 4차 추경의 재원을 국채를 발행해 충당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피해 맞춤형 재난지원은 한정된 재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급 방식에 얼마든지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한계상황으로 몰리는 소상공인과 자영업 등 어려운 업종과 계층을 우선 돕고 살리는 것이 지금 가장 시급하고 절박한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차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등 여권 일부에서 반발이 나오자 대통령이 직접 논란 수습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코로나 재확산은 수도권이 중심이 되며 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 무엇보다 살아나기 시작한 내수가 다시 악화되고, 그 위에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더욱 아팠다"면서 "특히 우리 경제의 실핏줄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에 경제적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서비스업은 소비 절벽에 직면하고 있고, 영업이 중단되거나 제한된 업종은 직견탄을 맞아 생존의 기로에 처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대책이 매우 시급하고 절박한 상황"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차 추경 재원을 국채로 발행해 충당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아직 코로나 위기 상황을 건너는 중이고 끝이 언제일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야당도 추경의 필요성 및 맞춤형 지원방식에 의견을 같이했다"며 "정부의 추경안을 사전에 야당에도 설명할 테니 국회에서 빠르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과 관련해 전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지사가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해 강경한 어조로 비판하면서 여권 내부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정치인으로서의 다양한 의견 개진이라고 하지만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존재감 부각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자 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이재명 지사의 발언을) 대응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재명 지사는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정부의 일원이자 당의 당원으로서 정부·여당의 최종 결정에 성실히 따를 것"이라며 "이는 저의 변함없는 충정이다"라고 적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