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1000억원에 육박하는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목록을 다시 파악해야 한다며 검찰이 낸 신청이 법원에서 또다시 기각됐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3부(박병태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채권자 대한민국의 소송을 대리하는 서울중앙지검이 채무자 전씨에 대해 낸 재산명시신청 즉시항고 사건을 항고기각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2003년 당시 서울지법 서부지원은 검찰이 전씨를 상대로 낸 재산명시 신청을 받아들여 '예금자산 29만원'을 비롯한 전씨의 재산 목록을 명시했다.
당시 검찰은 이를 근거로 전씨의 진돗개 2마리와 TV·냉장고·피아노 등을 경매에 부쳐 1억7950만원을 확보했고, 같은해 연희동 자택 별채를 경매에 넘겨 16억4800만원을 추징했다.
검찰은 이같은 재산명시 이후 16년가량의 세월이 흐른 만큼, 전씨의 재산 목록을 다시 파악해야 한다며 2019년 4월 12일 전씨에 대해 재산명시 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13일 뒤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재신청을 받아들이기에 부족하다"며 신청을 기각했고, 검찰은 이에 불복해 지난해 5월 즉시항고했다.
즉시항고 기각 이유에 대해 법원은 "이미 재산목록이 제출됐으며, 재산목록이 허위라면 형사절차(민사집행법위반)에 의하면 된다"며 "그밖에 채무자가 쉽게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재산을 취득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인정하기에 자료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항고기각 후 이달 4일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검찰의 추징금 환수 작업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박광현 부장검사)는 지난달 21일 전씨 장녀 명의의 경기도 안양시 임야를 공매해 10억1051만원을 추가로 환수했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 미납액은 991억원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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