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는 주가에도 영향을 준다.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은 하락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유지했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도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뒷받침한다.
임현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이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주가 방어 효과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초로 발생한 지난 1월 20일부터 코스피지수가 최저점을 기록한 3월 19일까지 42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668개 기업의 평균 주가 등락률을 조사했다.
지배구조원 평가 결과 지배구조가 중간값 이상으로 우수한 337개 기업의 평균 등락률은 -6.1%였다. 반면 지배구조가 취약한 331개 기업의 평균 등락률은 -10.7%로, 우수 기업 대비 4.6%포인트 낮았다.
과거 3년 동안 계속해서 우수한 지배구조를 유지한 기업의 평균 등락률(-6.4%) 역시 같은 기간 지배구조가 취약했던 기업(-10.5%)보다 높았다.
임 연구위원은 “평소 자사주 매입 및 배당 전략 수립, 계열사 간 부당거래 해소 등을 통해 주주 권리 보호에 힘쓰는 기업의 주가 방어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에 투자하는 ESG 펀드의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 CNBC에 따르면 글로벌 ESG 펀드 규모는 지난 2분기 말 사상 처음 1조달러(약 1200조원)를 넘어섰다. 국내 ESG 펀드 설정액도 작년 말 3184억원에서 지난달 3679억원으로 15% 늘었다.
올해 슈로더투신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SG 펀드를 새로 출시한 데 이어 NH아문디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도 신규 ESG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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