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쳐 직접적 비용 발생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다른 손해도 일으켜 간접적 비용까지 생기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비 중 서울시 부담분에 해당하는 금액 등의 일부인 5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다음주 중 제기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 감소에 따른 수입 손실 등에 대해서도 사랑제일교회 측에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방역 지침을 어겼다가 확진된 개인·집단에 구상권을 청구한 사례는 예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대중교통 수입 감소분 등 직접적이지 않은 비용까지 물어내라고 하는 경우는 전례가 드물다.
서울시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을 상대로 제기했던 구상권 청구에도 이런 내용은 없었다.
시는 사랑제일교회발 확진자 증가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과 맞물려 발생한 점에 주목하고 사랑제일교회 측에 대중교통 이용 감소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최초 확진자는 지난달 12일 발생했고, 16일 0시부터 서울시와 경기도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다. 서울 확진자 발생 추이는 12일 이전까지 하루 20명 이하로 안정적이다가 12일 26명, 13일 32명, 14일 74명, 15일 146명, 16일 90명 등으로 급증했다.
이 시기 확진자의 상당수가 사랑제일교회와 관련된 만큼 법률상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것이 시의 논리다.
시는 현재 소송을 위한 구체적 손해액 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직 사랑제일교회발 확진이 종식된 상황이 아닌 만큼 소송 준비 과정에서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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