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가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최하는 포럼에 강연자로 나선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공식 행사에 나서는 것은 지난 1월 정계 복귀 이후 처음이다. 양당의 연대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안 대표의 강연이 야권 연대 논의의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안 대표가 오는 15일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란 주제로 강연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국민의힘)가 중도 확장을 얘기하고 있는데, 안 대표는 중도층에서 영향력이 강한 분”이라며 “국민의힘이 연대한다면 가장 가까이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분이 안 대표라고 본다”고 말했다.
미래혁신포럼은 미래 성장의 원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결성한 국회의원 연구단체다. 지난 6월 원희룡 제주지사, 7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보수 야권의 잠룡들이 연달아 이 포럼에서 강연했다. 국민의힘 행사 참석을 수차례 거절했다고 알려진 안 대표가 강연을 수락하면서 그동안 관측만 무성하던 야권 연대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강연은 장 의원이 먼저 제안했고 안 대표가 선뜻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 의원은 “야권 전체에 명확한 혁신 과제를 제시해 단일후보를 거머쥘 수 있는 비전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포럼 측은 안 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의 오찬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강연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내에서 서울시장과 대권 후보를 내겠다”고 강조한 직후 열리는 것이라 더 주목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안 대표를 겨냥해 “밖에 계신 분들도 관심이 있으면 우리 당에 흡수돼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에 ‘결혼하자’고 정식 청혼을 한 거고, 김 위원장은 ‘결혼을 하고 싶으면 하든지 말든지’ 정도로 말한 것”이라며 “결혼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 포럼의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섰던 원 지사는 “국민의 뜻을 받아 안기 위해선 흩어져 있는 야당의 힘만 가지고는 부족하다”며 “안 대표가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큰 문제의식을 갖고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당(국민의힘)과 뜻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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