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제작사 넷마블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7위에 올랐다.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보유한 다른 회사 지분 가치가 부각되면서 기업 가치가 급상승했다는 평가다. 주가가 급등하자 현직 대표이사를 비롯한 넷마블 소속 임원들의 주식 매도도 다수 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넷마블이 이전에도 임원들의 대규모 주식 매도로 주가가 급락한 적이 있는 만큼 추격 매수에 주의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3일 넷마블은 12.43% 오른 19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이후 상승률이 93.53%에 달한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넷마블의 시가총액은 16조6894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17위에 올라 있다.
넷마블의 기업 가치를 설명할 때 결코 빠질 수 없는 것이 ‘투자 능력’이다. 카카오게임즈(지분 5.8% 보유), 빅히트엔터테인먼트(25.0%), 엔씨소프트(8.9%), 코웨이(25.5%) 등 외부 기업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는 최근 주가 급등의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본업인 게임에서도 자체 지식재산권(IP) 개발보다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나 디즈니의 어벤져스처럼 검증된 외부 IP를 구매해 게임을 개발한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넷마블은 구성원들의 투자로 한 차례 시장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는다. 지난해 6월 26일 ‘BTS(방탄소년단)월드’ 출시를 전후로 벌어진 ‘BTS월드 사태’가 원인이다. 당시 넷마블은 BTS IP를 활용한 최초의 게임인 BTS월드 출시를 앞두고 주가가 6개월 사이 최대 38% 상승했다. 하지만 출시 이후 넷마블 주식은 불과 한 달 만에 41.37% 하락했다. 주가 낙폭을 키우는 데 임원들의 자사주 매각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넷마블은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난달에만 세 차례 임원의 자사주 처분을 공시했다. 이승원 현 대표도 지난달 25일 보유한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넷마블은 상장 직후인 2017년 6월에도 권영식 당시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직원이 스톡옵션 행사로 4만7788주를 매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임원들의 스톡옵션 매각은 주식대출금 부담 등 개인 사정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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