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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우 금융부 기자) 한국은 보험시장 규모 세계 7위인 '보험대국'이다. 가구당 보험 가입률은 98.4%에 이른다. 보험 하나쯤 들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자본주의의 꽃' 금융의 한 축을 이루는 분야이자, 경제활동이 활발해질 수록 성장하는 것이 보험산업이다. 그렇다면 휴전선 넘어 북한에는 보험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정답부터 말하면 "그렇다"이다. 한국과 비교할 수 있는 규모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성장하고 있다. 화재보험, 기술보험 등에 이어 여행보험까지 나왔다고 한다.
북한의 대표적 보험사인 조선민족보험총회사는 최근 홈페이지에서 지난해 순소득이 78억4990만원(북한 원)으로, 1년 전(57억1310만원)보다 37.4% 늘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연간 순소득은 2016년(82억원) 이후 계속 줄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보험사들은 본업인 보험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투자로 굴려 순이익을 올리는 구조다. 지난해 조선민족보험총회사의 보험업무를 통한 순소득은 전년 대비 52.7% 늘었다. 반면 투자업무를 통한 순소득은 32.6% 감소했다. 북한 경제가 그나마 약간은 성장한 데다 새로운 보험상품들을 내놓은 것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홍명룡 조선민족보험총회사 경영집행위원장은 "보험업무를 확대 강화하고 정보기술 봉사(서비스)와 차 수리 봉사, 금융투자를 비롯한 여러 가지 경제활동을 활발히 벌려 순소득을 달성했다"고 했다.
1947년 문을 연 조선민족보험총회사는 몇 년 전까지 북한의 유일한 보험사였다. 그러나 2016년부터 '사업 다각화'에 나서 화재·기술·신용·농업보험을 전문으로 하는 북극성보험회사, 해상·항공보험을 파는 삼해보험회사, 부동산·기술·해상보험을 다루는 미래재보험회사를 세웠다. 보험중개업을 맡는 무지개중개회사도 설립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조선민족보험총회사는 한동안 영국, 스위스, 독일, 프랑스, 싱가포르, 멕시코, 파키스탄 등에 해외 지점도 가동했다. 하지만 2016년 유엔 대북제재 이후 대부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 '내수시장'에서 보험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관광업 중시 기조에 맞춰 '여행자보험'도 등장했다.
북극성보험회사는 지난해 여행 도중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적·금전적 피해를 보장하는 여행보험업종을 처음 도입했다. 북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여행자보험 증권을 발급했으며 첫해 1900만원의 보험료 수입을 올렸다. 올해 여행자보험 수입은 3500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화재보험으로 거둬들인 보험료는 전년 대비 11.3% 늘었고, 기술보험은 94.3% 급증했다.
북한에서 가장 활성화된 보험 분야는 대표 산업과 관련된 '농업보험'이다. 북극성보험회사는 지난해 13억9500만원을 기록한 농업보험료 수입이 올해 15억13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농가의 수요를 반영해 '농작물 기상보험'과 '집짐승 보험'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끝)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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