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사전청약 물량 3만 가구의 대상 지역을 다음 주 공개한다고 합니다. 여기엔 3기 신도시와 과천지구,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등 대규모 택지 상당수가 포함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 현황과 각종 규제 적용 사례, 시장 통계 정보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웹사이트도 이달 중 만들기로 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내년 사전청약 3만가구의 분양 대상지와 분양 일정을 다음 주 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전청약제도는 본 청약 1~2년 전에 미리 입주자를 선정하는 제도입니다. 사전 청약 당첨자는 본 청약이 실시될 때까지 자격 요건만 유지하면 본청약에서 당첨이 확정됩니다.
정부는 지난달 ‘8·4 부동산 대책’을 통해 사전청약 물량을 당초 9000가구에서 6만가구(2021년 3만 가구, 2022년 3만 가구)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 중 내년에 사전청약을 진행하기로 한 물량 3만가구에 대한 일정과 대상지역을 발표한다는 것이죠. 여기에는 ‘8·4 대책’ 중 공급 규모가 가장 큰 공릉동 태릉골프장(83만㎡)도 포함될 전망입니다. 이곳에 공급되는 1만가구 중 일부가 사전청약 물량으로 배정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수도권 30만가구 공급대책’에 포함된 3기 신도시 등 신규 공공택지도 포함됩니다. 3기 신도시 5곳 중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남양주 왕숙(6만6000가구·사진), 하남 교산(3만2000가구), 인천 계양(1만7000가구) 등 3곳에서 많은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해당 지역들은 작년 10월 지구지정을 완료한 뒤 지구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들과 비슷한 속도를 보이고 있는 과천 과천지구(7000가구)도 유력한 후보지입니다.
정부가 내년에 진행하는 사전청약 대상지를 서둘러 발표하는 건 무슨 이유일까요. 바로 ‘내 집 마련’ 불안감을 일정부분 완화하기 위해서 입니다. 청약시장에서 소외된 후 ‘패닉바잉’(공황구매)에 뛰어든 30대 무주택자들을 달래려는 것이죠. 홍 부총리는 “청약에 당첨돼 수년 내 입주가 가능한 내 집이 생긴다는 기대만으로도 실수요자 분들의 주거 불안을 덜고 시장 불안이 진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부동산 제도 현황과 매매가격 등 시장 통계, 각종 규제 적용 사례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마련합니다. 이번 정부 출범 후 23번의 부동산 정책을 내놓으면서도 이에 대한 일목요연한 정보 제공과 실제 적용 사례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죠. 이는 국통교통부가 운영 중인 부동산 정책정보 웹사이트를 확대 개편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새로운 웹사이트는 이달 중 공개될 예정입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은 국민의 재산권과 직결된 사항”이라며 “정부도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소통을 더 강화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또 그동안 발표한 정책의 내용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자료도 배포할 계획입니다. 오는 4일 기재부와 국토부, 금융위 등 관련 부처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입니다.
이번 사전청약 대상지 공개로 내 집 마련의 골든타임을 놓친 실수요자들의 패닉바잉과 좌절감을 조금이나마 완화할 수 있을까요.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하라'는 부동산 격언을 되새겨 봅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