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이 1일 ‘국악기 디지털 음원’ 홈페이지를 개설해 악구(樂句) 음원 2000여 개를 공개했다. 악구는 일반적으로 네 마디에 단음들을 배치한 박자 단위로, 작곡가가 선율을 구성할 때 활용한다. 이로써 국악기를 활용한 국악 창작자들의 음원 제작이 한결 간편해질 전망이다.
국립국악원은 지난해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국악기 단음 연주 음원을 공개해왔다. 하지만 창작자들이 쉽게 활용하지 못했다. 음원 자료를 쉽게 검색할 수 없어서다. 일정 마디를 반복하는 악구 음원도 제공되지 않았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국립국악원은 디지털 음원을 별도 홈페이지로 분리하고 검색 기능을 강화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국악기 디지털 음원 페이지에 들어가서 원하는 악기를 찾으면 된다. 검색하는 방식도 악구와 단음으로 구분해 작곡가가 원하는 음절을 바로 찾을 수 있다. 음정 하나를 소리내는 단음 음원은 총 407개, 악구 음원은 2226개를 공개했다.
새로 추가된 국악기도 눈길을 끈다. 국악원은 기존 국악기 48종에 태평소, 생황, 소금, 앙금 등을 추가했다. 악기 특성에 맞춰 서양악 기본음을 강세별로 구분했다.
이번에 공개된 악구 데이터는 김병오 전주대 교수가 개발해온 ‘지능형 국악 가상악기 가상노리’에서 나온 음원들이다. 김 교수는 “미디 기계로 피아노 소리 등을 재현해 누구나 쉽게 작곡·편곡을 하게 된 것처럼 이번 악구 음원 공개를 통해 국악도 대중화될 것”이라며 “대중음악계에서 특정 마디를 반복하는 루프 음악이 확산된 것도 악구 음원을 개발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김희선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은 “국악기 음원의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음원 제작 기기인 미디와 신시사이저 등에 쓸 기본음이 없었다”며 “악구 음원이 보편화된 대중음악계와 협업할 재료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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