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등에 업은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최고위원 투표 1위를 차지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단체장' 최초의 최고위원 당선에 성공했고, 양향자 의원도 여성 할당이 아닌 자력으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4선의 노웅래 의원과 재선의 신동근 의원도 최고위원에 뽑혔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 19.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염태영 최고위원이 13.23%로 2위를 차지했으며, 노웅래 최고위원(13.17%), 신동근 최고위원(12.2%) 양향자 최고위원(11.5%)가 나란히 뒤를 이었다.
김 최고위원의 1위 등극에는 투표 반영비율 40%에 달하는 권리당원의 힘이 컸다는 평가다. 45%의 투표 반영 비율을 차지하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서는 13.5%로 4위에 그쳤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5.5%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전당대회 투표는 국민여론 10%, 일단당원 여론조사 5%가 각각 반영됐다.
김 최고위원은 기자 출신으로 20대 국회에서 충남 논산·계룡·금산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21대 국회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당시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데 앞장서며 친문의 지지를 받았다. 이번 전당대회 내내 '검찰개혁'을 내세우며 세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양 최고위원은 자력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성 할당제로 이미 당선을 확정지었다는 점이 투표에서 약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대의원 투표에서는 7.14%의 최저 득표율을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에서 15.6%로 2위를 차지하며 순위권 내에 안착했다. 대부분의 최고위원 후보들이 친문 당원을 의식해 연일 강성 발언을 쏟아내는 가운데 기술 위주의 경제정책 수립과 기업과 상생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등 정책 중심의 선거를 치른 것이 권리당원과 국민들의 표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경제뿐만 아니라 여성 관련 당내 제도 개선 등에 주력할 예정이다.
2위를 차지한 염 최고위원은 민주당 최초의 단체장 최고위원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3선 수원시장에 성공한 염 최고위원은 환경운동가 출신으로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직 인수 자문위원으로 정치계에 발을 들였다. 당 지도부 내에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위원 중 가장 선수가 높은 노 최고위원은 기자 출신으로 17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갑에 출마하며 정계에 진출했다. 당내 대표적인 비주류 인사로 당 지도부로서 쓴소리를 담당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민주당이 부동산 임대차 3법 등을 강행 처리하자 "다수결의 폭력도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 최고위원은 당내 대표적인 친문 인사다. 운동권 출신으로 더좋은미래, 민주평화국민연대에 소속돼 있다. 20대 총선에서 인천 서을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