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30조원을 넘어섰다. 그중 약 80%를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이 시장으로 몰려든 지난 3, 4월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3월 급락장에 증시에 진입한 ‘동학개미’들이 반등 이후에도 시장을 떠나지 않으면서 증시를 주도하는 세력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올 들어 국내 증시(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서는 하루 평균 20조2974억원어치 주식이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9조2990억원)보다 118.27% 증가한 수준이다. 이달 들어 거래금액은 더욱 늘었다. 지난 24일을 기준으로 8월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0조5233억원에 달했다. 하루 단위 거래대금의 사상 최고 기록은 18일의 33조4343억원인데, 이 기록은 이달에만 여섯 번 경신됐다.
개미들이 거래 규모를 끌어올렸다. 8월 개인투자자의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거래 비중은 각각 71%, 89%로 1년 사이 24%포인트, 6%포인트 올랐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누적 순매수 기록만 보면 4월 이후로 시장의 개인들이 조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활발하게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며 “급등한 종목을 차익실현하고 새로운 주도주로 갈아타는 방식으로 시장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개인들이 증시를 주도한 것을 수치로 보여준 보고서도 등장했다. 26일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 성과 및 시중 유동성 중간 점검’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4월 이후 반등장에서 개인의 기여도와 수익률을 분석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 19일 저점을 찍은 뒤 909.09포인트 상승했다. 이 가운데 약 370포인트에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50개 종목이 기여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이 기록한 기여도(220포인트, 300포인트)를 압도한다.
장기적인 전망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삼성증권은 이달 들어 새로운 증시 전망을 내놓으며 향후 12개월 코스피지수 전망치로 2850을 제시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이익이 정상화되고 강달러 사이클이 끝나면 증시가 전고점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관론도 존재한다. 개인들의 예탁금이 52조원을 돌파하는 등 유동성 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성 요인이 상존해 외국인 매수세의 유입이 지연되고 있는 게 약점이라는 것이다. 신용융자 잔액 역시 15조8000억원에 달해 증시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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