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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 휴진…응급실 환자 70% 돌려보내고 암 수술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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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 집단 휴진으로 인한 ‘의료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의료 인력 부족으로 병원들이 수술과 검사를 줄이면서 암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공의들과 만남을 갖고 해결에 나섰다.
“의사 없어요” 예약환자 줄인 병원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 A대학병원은 지난 21일부터 입원 환자를 평소의 절반으로 줄였다. 이 병원 관계자는 “평소 하루 입원 환자가 300명이었는데 150명 정도로 줄였다”며 “7일과 14일 집단 휴진 땐 입원 환자 수를 하루만 줄였기 때문에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끝나는 시기가 정해지지 않아 상당 기간 환자에게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B대학병원도 응급실 의사가 평소보다 줄면서 환자 상당수가 제때 치료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에게 대기 시간이 10시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안내했다”며 “치료를 위해 찾은 환자의 70% 정도가 다른 병원으로 갔다”고 했다.
암 환자까지 ‘진료 차질’ 호소
병원들이 환자 수를 줄인 것은 21일부터 전공의들이 정부 정책에 반대해 순차적으로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국내 대학병원과 연구소 등에서 활동하는 전공의는 1만3571명이다. 전문의 면허를 따기 위해 대학병원 등에서 추가 교육을 받으며 일하는 의사다.

인력 대부분이 대학병원에 몰려 있다 보니 중증 환자들이 치료받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암 환자들이 모인 인터넷카페 등에는 이날 ‘전공의 집단 휴진으로 췌장암 수술 일정이 미뤄졌다’ ‘입원 병실이 줄어 항암 치료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코로나19 방역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성모병원 등 서울 일부 대형 병원과 부산 지역 병원은 코로나19 환자 검사를 위한 선별진료소 문을 닫았다. 응급실 등 급한 환자를 돌봐야 하는 곳에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서다. 이들 의료기관은 코로나19 검사를 보건소에서 받도록 권고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도 응급실을 통해 들어온 신규 내과 중환자를 받지 못한다고 내부적으로 공지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내과 전공의들이 응급실, 중환자실에서 완전히 철수했고 병상 부족이 겹쳐 내린 결정”이라며 “내과 전공의가 철수하면서 임상 강사, 교수 등이 기존 진료와 수술 외 응급실, 중환자실 근무에 투입됐다”고 했다.
정세균 총리, 전공의 면담
환자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정 총리가 중재에 나섰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단과 만났다. 전공의협회는 정 총리와의 대화 끝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진료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정부와 의료계는 진정성 있는 논의에 착수하는 데도 합의했다.

정 총리는 조만간 의사협회 관계자들도 만날 예정이다. 의료계는 그동안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등을 의료계와 다시 논의하라고 정부에 요구해왔다. 의사협회는 오는 26∼28일 동네의원 등의 집단휴진도 예고했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은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복지부는 진료 차질이 길어지면 업무개시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의료인이 이를 거부하면 면허정지나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이지현/박상익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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