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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틀 일이 아냐"…여성단체, '네이버웹툰' 찾아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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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작가 ‘기안84’(본명 김희민)와 관련된 여성혐오 논란의 불씨는 ‘네이버웹툰’으로 옮겨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단체들이 19일 오후 2시 경기도 판교의 네이버웹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여성단체는 “여성혐오, 이주민혐오 등 온갖 혐오를 ‘방관’하는 네이버웹툰을 규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만화계성폭력대책위원회,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 등 8개 여성단체들이 여는 이번 기자회견의 주제는 ‘여혐왕 기안84, 네이버웹툰은 혐오장사 중단하라’다. 주최 측은 네이버와 네이버웹툰에 기안84의 웹툰 ‘복학왕’ 연재 중단, 여성혐오와 소수자 비하 내용을 담은 연재물에 불이익 조치, 여성혐오·소수자 비하 게시물 금지 조항 신설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네이버웹툰의 여성혐오와 소수자 비하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며 “네이버웹툰은 주요 웹툰 작가들이 공중파 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보이고 있지만, 이용약관에는 여성 성차별과 소수자 비하 제재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웹툰이 혐오성 창작물에 제대로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여성단체들이 직접 나서게 된 배경에는 기안84의 웹툰인 복학왕이 있다. 지난 11일 연재된 복학왕 304회에는 20대 여성 주인공 ‘봉지은’이 남자 상사와 성관계를 가진 뒤 정직원으로 전환된 것으로 암시하는 내용이 나왔다. 봉지은이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벌, 스펙 그런 레벨의 것이 아닌”이라고 말하며 마지막 회식 자리에서 조개를 배에 올린 뒤 깨부수는 장면이 나오는 식이다. 이후 다른 남성 주인공이 “잤어요?”라고 묻자 봉지은의 채용을 결정한 팀장이 “ㅋ!!”하고 웃는 장면이 나온다. 일부 독자들은 조개를 부수는 장면이 40대 남성 대기업 팀장과 성행위를 함으로써 일자리를 얻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하며 연재 중단을 요청했다.



잇따른 비판에 네이버웹툰 측은 지난 12일 조개를 대게로 수정하고, 봉지은의 행동도 벽돌로 테이블 위 대게를 내려치는 식으로 일부 장면을 수정했다. 네이버웹툰 측은 “창작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고 있으나 네이버웹툰 플랫폼에서 연재되는 작품의 영향력이 계속해서 커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작가들에게 환기하고 작품에 대해서도 계속 긴밀하게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재 중단이 아닌 단순 사과에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주인공 여자가 본인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해 대기업에 입사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을 희화화했다”며 해당 웹툰의 연재 중단을 촉구하는 글이 게시돼 1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네이버웹툰의 ‘혐오’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복학왕은 청각장애인이 생각하는 부분에서 지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사람인 것처럼 묘사했다. 이를 문제 삼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기안84에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2017년에는 웹툰 ‘뷰티풀 군바리’가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한 성적 대상화와 여군에 대한 왜곡된 인식으로 인해 연재중단 운동이 벌어졌다. 같은해 웹툰 ‘외모지상주의’는 ‘감자 고등학교’에 다니는 지방 학생들이 감자만 먹는다는 식으로 묘사해 지역 비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언급된 작품들은 모두 현재까지 연재 중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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