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브레이킹의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이 유력합니다. 한국의 비보잉 선수들이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오는 22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창립총회를 여는 대한브레이킹협회의 정경태 회장(사진)은 17일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브레이킹은 비보이댄스를 칭하는 공식 용어다. 국내에서 비보이의 권익을 대변하는 협회가 출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브레이킹협회에는 비보잉 세계챔피언인 홍텐과 디퍼 등이 이끄는 프리즘무브먼트 등 국내 11개 비보이팀이 참여한다.
“브레이킹의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여부는 연말께 최종 결정됩니다. 지난해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가 브레이킹을 정식 종목으로 추천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최종 심사할 예정입니다. 국제 스포츠계는 이변이 없는 한 브레이킹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전망입니다.”
글로벌코리아컨설팅 대표로 재직 중인 정 회장 대행은 삼성화재 출신으로 메리츠금융그룹 전략실장 등을 지냈다. 그가 브레이킹과 인연을 맺은 계기는 아마추어 브레이킹 선수였던 차남 인용씨(미국 에모리대 경영학과)가 어릴 때부터 참가한 각종 행사에 따라다니면서다. 여러 대회와 행사를 후원하다 보니 프로 선수들과 가까워졌다. “비보잉 프로선수들과 협회를 구성하는 데 뜻을 모았고 회장 대행까지 맡게 됐죠. 저보다 더 많이 후원할 수 있는 분을 찾아 회장으로 모실 계획입니다. 저는 삼성화재 근무 당시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선수권대회’ 창설과 운영에 참여한 경험을 살려 브레이킹 국제배틀대회를 창설하는 데 힘을 보태려고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IOC가 연말께 브레이킹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각종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브레이킹협회가 정부의 정식 지원을 받는 단체로 지정돼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상금을 걸고 대형 배틀대회를 적극 유치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 비보잉 인구도 급증하고 있죠.”
브레이킹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출발해 스포츠로 진화한 종목이다. 브레이킹 최강국으로는 한국과 프랑스, 미국, 러시아 등 4개국이 꼽힌다. 중국과 일본, 대만이 그 뒤를 쫓고 있다. “한국에는 200여 명의 선수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 브레이킹은 태권도와 전통 춤사위 등을 넣어 동작이 다양하고 속도가 빠른 게 특징이죠.”
협회는 무엇보다 선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행정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다. 첫 사업으로 오는 9~10월 국내 배틀대회를 온라인으로 열어 유튜브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상설 공연도 추진할 겁니다. 학교 등 공공기관과 제휴한 행사도 마련하고요. 자립 기반을 속히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재원을 확충할 생각입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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