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차이가 오차범위 수준으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직까지는 바이든이 크게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많기 때문에 전반적인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민주당 전당대회(8월17~20일)를 하루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의 턱밑까지 쫓아왔다는 조사가 나오면서 '바이든 절대우위'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6일(현지시간) 미 CNN에 따르면 지난 12~15일 유권자 11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늘이 투표한다면 누구를 찍겠느냐'는 질문에서 바이든-카멀라 해리스(부통령 후보)는 50%, 트럼프-마이크 펜스는 46%였다. 지지율 차이가 오차범위(±3.7%포인트) 수준였다. 이번 조사는 바이든이 지난 11일 해리스를 러닝 메이트로 지명한 직후 이뤄졌다.
CNN의 직전 여론조사(6월2~5일)에선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율 차이가 55% 대 41%였다. 두 달여만에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특히 15개 경합주에선 바이든-해리스가 평균 49%, 트럼프-펜스가 평균 48%로 지지율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했다. CNN은 흔히 경합주로 꼽히는 애리조나,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6곳외에 조지아, 아이오와, 메인, 미네소타, 네바다,뉴햄프셔, 뉴멕시코, 오하이오, 텍사스 등 9곳도 경합주로 분류했다.
다만 '올해 대선에서 적극 투표하겠다'는 유권자층에선 전국 지지율이 바이든-해리스 53%, 트럼프-펜스 46%로 7%포인트 차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가 지난 9~12일 유권자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은 50%로 41%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9%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WSJ은 사실상 한달 전 바이든의 11%포인트 리드와 별로 바뀐게 없다고 해석했다 .
다만 바이든이 완전히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 조사에서 바이든에 대한 긍정 평가는 39%였다. 7월 조사 때보다 5%포인트 늘긴 했지만 여전히 높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이는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을 찍겠다는 유권자 중 상당수가 바이든이 좋아서라기보다 트럼프가 싫어서 바이든에 투표하려는 것임을 시사한다.
이번 조사에서 참여한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 피터 하트는 “이번 여론조사는 민주당과 바이든에게는 '여전히 할 일이 많다'는 경고”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