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효과적인 해외 투자 확대를 위해 해외 증권투자 조직을 세분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존 기업 인수합병(M&A) 중심의 해외 사모투자 대상을 사모대출, 세컨더리(구주 투자) 등으로 다변화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최근 공개한 ‘해외투자 종합계획(2020~2024)’ 관련 상세 첨부자료를 보면 국민연금은 2021년 해외증권실을 해외주식실과 해외채권실로 분리하고, 하부 팀을 신설할 예정이다. 뉴욕과 싱가포르, 런던 사무소는 해외 주식 액티브 운용, 신흥국 채권, 지역 크레딧(회사채)팀을 신설해 기능을 전문화한다.
M&A에 집중해온 사모벤처투자실에는 2023년까지 사모대출팀과 유통시장거래팀을 신설한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사모대출펀드(PDF), 멀티에셋 등 새로운 대체투자 자산에 전체 자산의 2.4%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정을 손질했다. 유통시장거래팀은 기업의 구주에 투자하는 세컨더리 투자 전담조직이다.
2024년 1000조원, 전체 운용액의 50%까지 늘어나는 해외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현재 150명 수준인 기금운용본부 내 해외 투자 인력을 2024년 말까지 350명 수준으로 200명 가까이 더 증원할 계획이다. 늘어나는 인원 200명 가운데 160명은 해외 사무소에 배치한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해외 투자 발굴부터 투자 결정에 이르는 제반 과정을 현지 사무소가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다는 것이 국민연금의 청사진이다.
다만 그동안 운용 인력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어온 만큼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해외 투자 체계를 갖추기까지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릴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연금 사정에 정통한 한 연기금 관계자는 “해외투자 종합계획의 전체적 방향성은 설득력이 있다”면서도 “전북 전주 이전으로 인한 인재 확보의 어려움, 짧은 기금운용본부장(CIO) 임기로 인한 불안정한 리더십 등 구조적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는 계획이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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