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미래통합당에게 역전당했다. 그야말로 민주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2월 '100년 집권론'까지 내세우며 희망에 젖었던 민주당 지도부에는 위기감이 팽배해진 모습이다.
부동산 정책 헛발질로 시작됐던 민주당의 위기가 현실이 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민주당은 여전히 부동산 정책 노선을 바꾸지 않을 전망이다.
이해찬 대표는 14일 오전 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지율 문제를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허윤정 대변인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국민이 높은 지지를 주는 만큼 그에 맞는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고 (당이) 그에 맞는 관심을 받는 것"이라며 "국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엄정하게 대응하고 챙겨야 한다"고 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같은 날 YTN 라디오에서 전날 통합당이 민주당 지지율을 4년 만에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몇 년 만에 통합당이 민주당을 앞섰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민심이 변화하는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지만 새 지도부와 함께 수해도 잘 정리하고 경제 살리기를 제대로 하면 다시 국민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설훈 최고위원은 통합당의 지지율이 오른 것을 두고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가만히 있으면서 민주당의 실책으로 점수를 얻겠다는 '가마니 정책'을 하는 대안 없는 정당에 국민이 지속적인 지지를 보낼 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두고 부동산 정책 실패와 집값 급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 같은 지적에는 동의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허윤정 대변인은 "지지율은 단순히 하나의 정책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책에 대해 꾸준하게 일관성을 갖고 긴 호흡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게 주요 기조"라고 했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거나 속도 조절을 해야 지지율이 반등할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고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다만 '단순히 부동산 문제가 아니다'라는 쓴소리도 나온다. 노웅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부동산 문제보다 더 큰 문제는 공정과 정의라는 본래의 가치를 잃고 야당의 '내로남불' 프레임에 갇힌 것"이라며 "나에게 더 엄격한, 춘풍추상 민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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