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 사례가 잇따르자 '대유행'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14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은 코로나19 대규모 집단유행이 이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 본부장은 "유행 양상도 서울·경기에서 하루 만에 확진자 수가 배로 증가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면서 "연결고리가 밝혀지지 않은 비율도 13%를 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2∼13일 이틀 연속 50명대를 기록하다 이날엔 100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25일(113명)에도 일시적으로 100명을 넘은 적이 있지만 해외유입 요인이 아닌 지역감염 확산에 따른 100명대 기록은 사실상 지난 4월 1일(101명) 이후 4개월 반 만에 처음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 85명은 지난 3월 31일(88명)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정 본부장은 "8월 중순인 지금 방역망과 의료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을지, 통제 범위를 넘어서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상향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도권의 유행 확산세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지고 거리두기 참여강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큰 위험의 신호"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광복절부터 17일까지 이어지는 연휴기간 종교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규모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광복절 집회 참석 또한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모임의 경우에도 감염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족·지인 간 식사, 회의 등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할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는 언급도 나왔다. 정 본부장은 "무증상·경증 감염자가 산발적으로 이어져 교회, 다단계 방문판매, 소모임 등을 통해 집단발병하고 이런 감염이 학교, 어린이집, 직장, 시장 등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방학, 휴가, 15일부터 시작되는 연휴, 도심집회 등으로 이어지며 대규모로 증폭되어 발생하게 되면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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