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생들이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서울대 지방분리’ 논의에 대해 “교육권 침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대 총학생회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는 지난 13일 공식 성명을 내고 정치권의 서울대 지방이전 논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학생들은 “서울대 지방이전 주장은 종합대학인 서울대의 단과대간 유기적 결합을 훼손하는 정책”이라며 “분리이전을 하면 서울대에서 학업을 이어가던 학생, 연구와 강의를 하던 교·강사 등의 달갑지 않은 삶의 터전 이동이 수반돼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교원, 직원 등 구성원의 삶마저 뒤흔드는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서울대 지방이전 논의가 정부의 공공교육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지방거점국립대학을 중심으로 한 국가의 책임 있는 고등교육 운영과 지원이 필요하지만 한국 정부는 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의 예산만을 고등교육 지원에 할당하고 있다”며 “서울대 이전이라는 자극적 발언으로 지방대학에 대한 정부 책임을 은폐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은 "정치권은 서울대구성원의 권익을 보장하고, 정책적 숙고 없는 무책임한 이슈몰이성 발언을 중단하라"며 "정부는 모든 대학의 고른 발전을 위해 교육공공성을 확충하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지방이전 논의는 지난달 말 정부가 100여 곳의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대상 기관으로 서울대·인천대 등 주요 국립대도 거론되면서 정치권 내에서도 찬성·반대 주장이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서울대 이전에 찬성하고 있지만,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실익보다 비용이 크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역시 “국가에서 이전을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