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니의 최근 자체 설문에서 기업들이 신규 사업을 시작할 때 사업 전략과 사업성을 판단하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과거에 비해 의사결정을 더 자주해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사업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69%의 응답자가 신규 사업 사업성 판단의 사이클이 2년 이내로 줄어들고 있다고 답변했다. 기업들이 신규 사업에서 실패하는 근본 원인으로 이 같은 사업성 판단의 어려움이 지목됐다. 사업성 판단의 함정에서 벗어나 신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판단을 빠르고 정확히 하는 것이 필수다.
개별적으로 사안에 접근할 때는 큰 그림을 보지 못할 수 있다. 다른 기업들이 뛰어든다는 이유로 동참하는 ‘레밍스 바이러스’ 같은 오류도 흔하다. 그래프를 그려보자.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X축과 기존 사업을 확장해 다각화하는 Y축으로 그래프를 그린 뒤 각 사업 아이템이 어느 지점에 위치하는지 검토하면 이들 오류를 피할 수 있다.
사업 아이템을 포착했다면 자기 회사의 원칙에 따라 이를 걸러야 한다. 사업성이 큰 신규 사업을 추진하다가도 도중에 암초를 만나 중단하는 사례도 많다. 최고경영자(CEO)의 신규 사업 추진 원칙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각 사업 아이템을 검토하기 전에 먼저 회사의 신규 사업 추진 방향을 정확히 파악해 이를 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
다음으론 회사의 역량과 각 사업의 상관성을 따져보자. 신규 사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회사가 지니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IBM도 PC 사업에서는 실패했다. 아무리 역량이 큰 기업이어도 모든 사업에서 성공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각 기업이 잘할 수 있는 사업은 따로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의 역량을 무작정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수익과의 상관성 및 잠재력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이렇게 아이템을 추려낸 뒤에는 실제로 추진할 우선순위를 정하게 된다. 가장 기본적인 순현재가치평가(NPV) 모델 등 수익성을 따져보는 재무적 판단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는 재무적 가치 못지않게 비재무적 가치도 찾아야 한다. 새로운 사업이 고객 수요와 가치를 차별화할 수 있는지, 잠재적 경쟁 구도에서 기업을 유리한 고지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 등 전략적 적합성을 하나씩 고려해야 한다. 사업가치를 판단하고, 신사업을 평가할 때 기업의 전략적 목표와 직결되는 기준에 따라 신규 사업 아이템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우선순위에 따라 사업에 착수한 뒤에는 추가적인 평가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사업성 판단을 위한 성공적 진입 여부, 개별 투자 건의 계획 대비 진행 속도, 비용 지출 수준, 운영 효율성, 고객 품질 및 리스크 평가 등 항목을 정해둔 뒤 정기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평가는 고객, 직원, 프로세스, 재무 성과 등 네 가지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준희 < 커니파트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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