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상청의 날씨 예보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해외 기상청 사이트에서 국내 날씨를 확인하는 이른바 '기상망명족'이 늘고 있다.
특히 주요 순위에도 오르지 못하던 노르웨이 기상청 애플리케이션은 한 주 만에 인기 순위 1위에 오르거나, 한국인 접속자가 몰리면서 해외 기상청 사이트 서버가 마비되는 등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12일 애플 앱 장터인 '앱스토어'에 따르면 이날 날씨 카테고리 인기순위 1위는 노르웨이 기상청 기반 앱인 'Yr'이다. 전체 앱 순위로도 7위에 올라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200위권 밖에 있던 이 앱은 지난 주말 국내에서 "북유럽 국가들의 기상청 날씨 정보가 정확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한국인 '기상 망명족'들은 웹으로도 몰렸다. 노르웨이 기상청 홈페이지는 지난 10일 날씨를 확인하려는 한국인 사용자들이 갑자기 몰리면서 사이트가 한때 '먹통'이 됐다. 현재는 복구된 상태. 이들은 노르웨이 기상청 홈페이지가 다운되자 핀란드, 체코 기상청 홈페이지로 연쇄 이동했다.
미국 날씨 앱인 '아큐웨더'도 국내 기상 앱들을 제치고 현재 날씨 카테고리 인기순위 2위에 올라 있다. 국내 '서핑족'들 사이에서만 이름이 알려졌던 체코 기상앱 '윈디'도 인기순위 3위에 올랐다. 국내 날씨 카테고리 1~3위가 전부 해외 앱들인 셈이다.
기상청의 예측이 계속 빗나가자 기상망명족들은 국내 날씨 예보를 노르웨이, 핀란드, 미국 등 북유럽과 북미 지역 국가들의 위성 정보 시스템 기반의 앱에서 찾아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우리나라 기상청은 올 여름 역대급 폭염을 예보한 바 있다. 기상청이 지난 5월 발표한 '올 여름 기상 전망' 자료에 따르면 "7월 말부터 8월 중순에는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장마가 길어져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예상이 크게 빗나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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