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21일 5세대(5G) 이동통신을 활용한 증강현실(AR) 글래스 ‘U+리얼글래스’를 출시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일반 소비자 대상 5G AR 글래스를 판매하는 건 세계 최초란 설명이다.
U+리얼글래스는 안경을 쓰듯 기기를 착용하면, 렌즈를 통해 원하는 콘텐츠를 보여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렌즈가 투명해 서비스 이용 중에도 앞을 볼 수 있고, 이용자를 둘러싼 360도 공간에 콘텐츠 화면 배치 및 크기 조정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한 AR 글래스를 선보였지만 2000달러 이상 높은 가격과 300g이 넘는 무게로 시장이 확산되지 못했다. 머리에 쓰는 형태인 AR 헤드셋도 활용성에 한계가 있었다.
LG유플러스는 중국 스타트업 엔리얼의 초경량 AR 글래스 ‘엔리얼 라이트’와 자사 5G 서비스 및 콘텐츠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미디어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U+리얼글래스는 착용 시 렌즈를 통해 눈앞 가상 공간에 스마트폰 화면을 띄워주는 서비스다. ‘나에게만 보이는 빔 프로젝터’ 개념이다. 콘텐츠 화면과 실제 눈앞의 전경이 혼합되어 나타난다. 최대 100인치 수준까지 화면 사이즈를 확대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나 영화, 콘서트 등을 볼 때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콘텐츠 옆 빈 공간에 또 다른 콘텐츠를 넣을 수도 있다.
가령 U+프로야구 앱으로 실시간 스포츠 중계를 보며, 동시에 옆 화면에선 포털 검색창을 열어 궁금한 선수 이름 검색이 가능하다. 유튜브를 시청하며 친구와 SNS로 대화하거나, 영상회의를 하면서 메모 앱에 기록을 할 수도 있다. 화면은 위?아래?좌?우 자유자재로 배치할 수 있으며, 최대 3개의 앱 화면까지 동시에 볼 수 있다.
화면 콘트롤은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USB 케이블로 U+리얼글래스와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스마트폰이 스크린에 가상의 레이저 포인터를 쏘는데 이를 마우스 커서처럼 사용하면 된다. 원하는 콘텐츠를 재생하고 스마트폰을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으면 이동을 하면서도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다.
AR 글래스는 정면 상황을 살필 수 있어 버스?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이나 도보?횡단보도 등의 공공장소에서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이른 바 ‘스몸비(Smombie)’의 위험성을 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손으로 다른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활용도가 더욱 커진다. 유튜브 영상을 따라 가구 조립 등을 하거나, 레시피를 보며 요리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콘텐츠와 정면 상황을 동시에 볼 수 있기에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OS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앱을 U+리얼글래스에서 볼 수 있다. 연내 U+AR, U+VR 등을 U+리얼글래스에 맞춘 전용 앱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U+프로야구, U+아이돌라이브 앱에서도 AR 글래스 전용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미국의 AR?VR 협업 플랫폼 개발 기업과 협업해 원격회의 시스템도 선보인다. 스페이셜은 각자 다른 공간에 위치한 사람들이 가상의 회의실에 모여 협업을 할 수 있는 AR글래스 앱 서비스다. 최대 10명까지 접속이 가능하며, 각 개인은 자신을 대표하는 아바타로 다른 이들에게 보여진다. 회의에서는 단순 대화나 손짓을 통한 설명뿐만 아니라, 파일로 된 자료나 동영상을 띄워 함께 볼 수도 있다.
엔리얼은 앱 조작을 스마트폰이 아닌 손짓 인식으로 하는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최근 이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와 개발자 키트를 배포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손짓 인식 기반 앱 서비스가 나올 전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002년에 나온 영화 마이너리트 리포트의 가상 스크린 터치 장면이 20여년 만에 실제로 구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U+리얼글래스의 출고가는 69만9000원이다. 5G 프리미어 플러스 이상 요금제 가입시 ‘스마트기기 팩’을 선택하면 50%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도수가 있는 렌즈를 부착할 수 있는 프레임과 전방 시야를 차단해 VR 헤드셋처럼 쓸 수 있는 렌즈 커버, 얼굴 형태에 맞는 코 받침 등을 함께 제공한다.
서비스는 U+5G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사전예약 중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와 연동된다. LG전자의 LG 벨벳도 서비스 제공을 앞두고 있다. 추후 다른 기기로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
송대원 LG유플러스 미래디바이스담당(상무)은 “지난 6월부터 전국 24개 매장에서 운영한 AR글래스 체험존이 기대보다 큰 호응을 얻었고, 각 현장에서 받은 수많은 고객들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이번 상용화 모델에 반영시켰다”라며 “앞으로의 세대는 5인치 스마트폰에서 고개를 들어 100인치 AR 화면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