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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준 "슬럼프 끝 새 시작"…BTS 작곡가 거쳐 모두가 아는 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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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준(JUNE)이 발표한 새 앨범 '엔딩(Ending)'의 전곡을 듣고 있노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산뜻해진 멜로디, 희망적인 메시지 등이 은은한 위로를 안긴다. 준에게 앨범 감상 후기를 '미소가 나오는 음악'이라고 전하자 그는 "그게 바로 제가 의도한 바다"라며 기뻐했다.

준은 최근 첫 번째 미니앨범 '엔딩'을 발매했다. '엔딩'은 지난해 6월 냈던 정규앨범 '투데이스(Today's)' 이후 약 1년 여 만에 나온 준의 신보다. 앨범은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라는 메시지로부터 출발한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부정적인 감정들을 떨쳐내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걸 상상하면서 만든 앨범이라고 준은 설명했다.

이는 곧 준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준은 정규앨범이 나온 후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규앨범이 나온 후에 바로 앨범 준비를 했는데 잘 안 되지 않았다. 정규가 단위가 커서 지쳐있던 상황이라 곧 슬럼프가 왔다"면서 "스스로 정규앨범이 아쉽다고 느껴졌다. 10곡을 작업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꼼꼼하게 체크해야하는 곡들이라 어려움이 있었다. 그 상태에서 바로 다음 작업을 하려고 하니 어두운 곡만 써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고 고백했다.

번 아웃된 자신을 리프레쉬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엔딩'이었다고. 준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행도 많이 갔다. 조금 나아지니 다음 앨범에 대한 아이디어도 나오더라. 내가 겪은 걸 주제로 가져가자는 생각이었다. 슬럼프를 극복하고 안 좋은 생각들을 끝내자는 의미로 앨범명을 '엔딩'으로 지었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라는 주제를 반영해 1번 트랙은 '오프닝'이라는 노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딩'은 내가 지니고 있는 불안이나 안 좋은 생각들을 끝내고 제 2막을 열자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의미 있는 앨범"이라고 강조했다.

슬럼프를 떨쳐내고, 새로운 나를 맞이하는 순간. 자연스레 앨범은 희망찬 곡들로 채워졌다. 준은 "'엔딩'은 밝은 노래들로 구성돼 있다. 작업하면서 나 역시 되게 밝아졌다. 곡을 만들면서 좋은 기운을 받으니 덩달아 기분까지 좋아지더라"고 전했다.


타이틀곡 '애니웨어(Anywhere)'는 답답하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감정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라고 했다. 밝고 희망찬 멜로디가 인상적인 노래로,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기기 좋은 '드라이브 뮤직'이다. 준은 "코로나19가 터지고 난 후에 작업한 곡이다. 외출도 쉽지 않고, 여행도 못 가는 요즘 음악을 통해 시원하게 어딘가로 떠나는 듯한 기분을 받으며 대리만족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 아무 생각없이 드라이브 하면서 여행가고 싶다는 개인적인 바람도 들어갔다"며 밝게 웃었다.

'엔딩'에는 '애니웨어' 외에도 흘러가버린 것을 놓지 못하고 어떤 것에도 의미를 찾지 못할 때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뜻을 담은 '오프닝', 하늘을 바라보며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하자는 의미를 실은 '날씨의 하루', 생각을 흐르게 두고 조금 더 자유롭게 음악을 하고 싶은 앞으로의 생각들을 정리한 '나우(Now)',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게 해준 친구들과 함께 작업한 보사노바 리듬 기반의 '뷰티풀(Beautiful)'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총 5곡이 수록됐다.

모든 트랙이 싱어송라이터 준의 매력을 십분 표현해내고 있다. 그중 '애니웨어'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묻자 준은 "제일 밝은 노래라서"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지금 다들 힘든 시기인데 내용적으로 굉장히 희망차기도 하고, 5곡 중 제일 신나는 노래라고 생각했다. 감정을 직설적이고 쉽게 풀어냈다는 점이 타이틀 선정의 이유"라면서 "특히 나를 일으킨 곡이라 의미가 크기도 하다. 슬럼프에 빠져 있던 나를 다시 활발하게 만들었으니 참 도움이 많이 됐다"라며 타이틀곡 '애니웨어'에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슬럼프에 빠져 있던 그가 희망을 주는 노래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준은 이전보다 한층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곡을 썼다고 밝혔다. 무거움을 덜어내니 스트레스도 줄어들고, 심적으로도 가뿐해져 밝은 노래가 나올 수 있었다고. 준은 "이번 앨범은 밝은 코드를 가지고 있다. 어려운 시국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위로보다는 희망이었다"며 "이번 앨범은 고민 없이 쭉쭉 만들었다. 이전에는 모든 곡을 디테일하게 고민하고 연구하니 스트레스도 쌓이고, 몸이 힘들었다.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말자고 다짐해서 나온 게 이번 앨범이다. 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작업했는데 노래 역시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고 자신했다.

준은 단번에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장르적으로도 다양성을 추구했다. 알앤비를 기반으로 힙합부터 시티팝, 펑크 소울, 보사노바까지 듣는 재미로 꽉 찬 '엔딩'이다. 준은 "알앤비 소울이라는 틀은 있지만 장르는 여러가지를 시도하고 싶어하는 편이다. 계속해 색다른 장르를 녹여내지 않을까 싶다. 다음 앨범은 재즈로도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싱어송라이터 준은 아직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아티스트일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만든 노래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익숙하다. 그는 데뷔 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및 작곡가로 지내며 K팝 대표 그룹인 방탄소년단의 '낫 투데이(Not Today)', '로스트(Lost)', '어웨이크(Awake)' 등을 공동 작사, 작곡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수란의 대표곡인 '오늘 취하면'도 작업한 실력파 작곡가다.

준은 "작곡가 데뷔를 하면서 대중의 반응을 처음으로 보게 됐는데 노래를 좋아해주시는 게 신기하더라. 내가 선호하는 멜로디 스타일이 그 시기의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시기적으로 운을 잘 탔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오늘 취하면'의 경우는 수란의 독특한 목소리, 슈가의 프로듀싱, 젊은 세대의 멜로디에 너무 좋은 트랙까지 대중들이 선호할 것들이 다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곡도 이미 그 때 외국에서 노래를 받아서 하던 시절이었는데, 비어있던 한 부분을 내가 한국스러운 멜로디로 살린 거였다. 여러 가지가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고 했다.

장난스럽게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것이냐'고 묻자 준은 "천재는 아니다"라고 즉답하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내가 선호하는 멜로디나 좋아하는 작곡 방식이 그분들의 음악에 맞았던 것이라고 본다. 정말 잠도 못 자면서 열심히 작업했다. 결과가 좋았던 것도 다 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곡을 썼다 지웠다 수천 번 반복한다"며 웃었다. 단, 아직까지 스스로를 천재라고 답한 작곡가가 없다면 패기 있게 자신이 먼저 해보겠다고 재치 있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보컬 전공으로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이돌 연습생 과정 중 작곡가로서의 재능을 발견해 현재는 곡 쓰는 솔로 가수로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나가고 있는 준. 독창적인 색깔을 입은 그의 노래는 입소문을 타며 꾸준히 마니아층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나만 알고 싶은 가수'라는 칭찬도 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준은 "나만 아는 가수보다는 많은 분들이 내 음악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몰라서 못 듣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이번 앨범이 잘 알려져서 준의 음악을 몰랐던 분들이 알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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