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전국 광역시 내에서 분양권 전매제한이 강화될 예정인 가운데 규제 이전에 막차를 타려는 아파트 공급이 늘고 있다. 수요자들도 전매강화 이후에는 공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청약에 적극 나서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공급을 위해 정부가 추진했던 광역시 아파트 분양권에 대한 전매제한이 예상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달 초부터 분양권 전매제한이 시행될 것으로 보고 지난달 말까지 분양승인을 서둘렀다. 하지만 정부가 주택법 시행령 개정 관련 심사를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일정이 다소 미뤄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전매제한 적용 범위 확대를 위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 관련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시행은 되지 않은 상태이며, 이달 중으로 처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천·대전, 미달 나오고 공급 없어
시행령이 발효되면 광역시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로 늘어난다. 지방 광역시에 대한 분양권 전매제한은 지난 5월 11일 발표됐다. 하지만 ‘6·17 대책’으로 인천과 대전이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이들 지역은 예상보다 빠르게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를 받게 됐다. 그 영향으로 인천에서는 1순위 당해지역의 청약에서 미달이 나오고 있다. 대전에는 대책 이후 분양된 아파트가 한 곳도 없었다. 신규 분양 시장이 침체되면서 기존 분양권이나 집값은 더 치솟고 있다.최근 지방 광역시 분양 시장은 막차를 타려는 건설사들과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부산 남구 대연4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대연 푸르지오 클라센트’ 1순위 352가구 모집에 5만5483명이 신청했다. 평균경쟁률이 157.6 대 1에 달했다.
대구와 울산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대구 중구 달성지구 주택재개발을 통해 공급한 ‘달성 파크 푸르지오 힐스테이트’가 1순위 평균경쟁률 30.3 대 1을 기록했다. 전체 1501가구 중 654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에 1만9875명의 청약자가 신청했다. 이 단지는 고분양가 관리지역인 중구에 속하지만 분양권 전매는 6개월 후면 가능하다. 울산 남구 야음동에서 공급된 ‘울산대현 시티프라디움’과 중구 우정동에서 공급된 ‘태화강 유보라 팰라티움’ 모두 1순위에 청약을 마쳤다. 광주는 지난 6월 평균 52.43 대 1의 청약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된 ‘힐스테이트 광산’ 이후 분양이 없는 상태다.
막차 탄 아파트들 분양 몰려
입주자 모집공고가 이미 나와 분양권 전매제한을 6개월만 받는 아파트가 가장 많은 지역은 대구다. 역세권 주상복합 아파트는 정비사업을 통한 대단지 아파트까지 다양하게 공급된다. 효성중공업은 달서구 감삼동에서 ‘해링턴 플레이스 감삼Ⅱ’(264가구)를 분양한다. 지난해 8월에 선보인 ‘해링턴 플레이스 감삼’의 후속 단지다. 11일 1순위, 12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KCC건설은 대구 북구 고성동에 ‘대구 오페라 스위첸’의 1순위 청약을 오는 19일 받는다. 단지는 지상 최고 49층의 아파트 854가구와 오피스텔 75실로 구성된다. 화성산업은 동구 신암4동 뉴타운 재건축을 통해 ‘동대구역 화성파크드림’을 내놓는다. 아파트와 오피스텔로 이뤄진 1304가구다. 일반분양 대상 731가구에 대해 오는 11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부산에서는 아이에스동서가 영도구 동삼2구역 재개발 사업을 통해 ‘오션라이프 에일린의 뜰’을 공급한다. 오는 12일 1순위 청약 예정이다. 총 2개 단지로 1228가구 중 93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연제지역주택조합이 시행하고 SK건설이 시공하는 ‘연제 SK뷰 센트럴’은 연제구 연산동에 들어선다. 405가구 중 61가구에 대해 오는 20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올해 부산 최대 단지인 ‘레이카운티’는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분양 시기에 따라 분양권 전매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이 연제구 거제2동 거제2구역에서 4470가구 중 2759가구를 일반에 분양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