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시리즈가 전작과 가장 달라진 점은 노트 시리즈의 상징 'S펜'이었습니다.
노트20 울트라의 S펜을 써보면 실제 종이에 펜을 쓰는 것처럼 부드러운 필기감을 보여줍니다. 반응 속도(지연 속도)가 전작의 42밀리세컨드(ms, 0.001초)에서 9ms로 80% 빨라졌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입니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체감하게 해주는 도화지 역할을 하는 '삼성 노트'의 업그레이드도 눈에 띕니다. '삼성 노트'는 필기와 동시에 음성을 녹음할 수 있습니다. 뛰어난 S펜으로 필기를 하면서도 동시에 음성 녹음이 가능한데, 녹음 파일도 '삼성 노트'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강의를 들을 때, S펜으로 필기를 하면서도 중요한 부분은 손 쉽게 음성으로 담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파일에 저장되기 때문에 복기를 할 때도 편해보입니다. 메모할 일이 많은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아주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삼성 계정으로 연결돼 있다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 PC 등 다른 기기에서도 '삼성 노트'에서 동일한 문서를 편집할 수 있습니다. 휴대성이 좋은 스마트폰으로 '삼성 노트'를 이용하다가, 태블릿이나 PC에서 정교한 편집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삼성 노트'는 기존 문서의 작업도 편리해졌습니다. PDF 파일을 불러와 메모를 할 수 있으며, PDF 워드파일 파워포인트(PPT)로도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이제 별도의 기기 없이도 무선으로 스마트폰의 화면을 PC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무선 '삼성 덱스'도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작에 처음 적용됐던 S펜의 '에어액션'(원거리 작동)의 경우, 이번엔 S펜의 버튼뿐만 아니라 상하좌우 방향의 꺾쇠 움직임으로 확대했습니다만 기존처럼 사진을 찍는 용도 외에는 활용성은 적어 보입니다.
다만 S펜과 '삼성 노트'의 업그레이드 외에는 노트20 시리즈에서 눈에 띄는 장점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일반 모델인 노트20은 그간 고수해왔던 화면 옆을 곡선 형태로 구부린 '엣지'가 아닌 평평한 '플랫'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게 돋보였지만, 내구성이 약하다고 알려진 '폴리카보네이트(플라스틱)'가 후면 처리 소재로 쓰였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노트20 울트라의 1억800만 화소를 갖춘 트리플 카메라가 보여주는 지나친 '카툭튀'도 부담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에 케이스를 끼는 걸 좋아하진 않는데, 노트20 울트라를 이용하려면 꼭 케이스를 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기를 후면을 향해 바닥에 두면 카메라가 가장 먼저 닿기 때문입니다. 다만 카메라 배열을 금속 가공으로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승화시켰다는 게 삼성의 설명입니다.
가격은 노트20 울트라가 145만2000원, 노트20이 119만9000원입니다.
노트20 울트라에서 가장 기대되는 부분 중 하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콘솔 게임 '엑스박스'와의 협업이었는데요. 엑스박스의 클라우드 게임을 스마트폰 최초로 노트20에서 즐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특히 노트20 울트라에는 120헤르츠(Hz)의 주사율 지원과 저온폴리옥사이드(LTPO) 기반 다이내믹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 퀄컴의 프리미엄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스냅드래곤 865+ 등 뛰어난 성능을 갖춰 고화질 게임을 '콘솔'급으로 구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제대로 체험해보려 '블루투스 게임 컨트롤러'를 비치한 서울 강남 삼성 딜라이트 체험관을 찾았지만, 정작 저는 게임은 즐길 수 없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먼저 이용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체험용의 노트20 울트라의 5세대(5G) 이동통신 지원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와이파이를 연결해도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습니다. 현장 관계자는 "고사양 게임이라 5G 환경에서만 원활하게 돌아간다"고 설명했습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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