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운하 민주당 의원과 활짝 웃는 사진을 올렸다가 세간의 비난에 직면했다.
황 의원은 31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의 수해 소식이 보도되는 가운데 웃고 있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인 데 대해 "사려 깊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같은 사과는 당초 “악마의 편집”이라고 항변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자 다시 나온 발언이다.
황 의원은 "악의적인 보도의 빌미를 제공한 점은 사려 깊지 못했다"면서 언론에게 불만스러운 심경을 여전히 내비쳤다.
그는 "집중호우의 수해를 입으신 주민 여러분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회 본회의 일정을 마치는 대로 대전의 수해현장으로 달려갔다. 조속한 피해복구 및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언론에 보도된 사진 논란으로 걱정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전후 사정이 어찌 됐든 악의적인 보도의 빌미를 제공한 점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했다.
황 의원은 이에 앞서서는 "웃어야 할 순간이 있고 심각해야 할 시간이 있고 팔 걷어붙이고 일해야 할 때가 있다"면서 "(대전에 내려가기 전) 오전에 공부 모임에 참석했다가 때마침 방문했던 동료의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고, 늘 그렇듯이 사진 찍는 분의 요청에 따라 웃는 모습을 연출했다. 사진 찍는 순간 공교롭게도 TV에서 물난리 뉴스가 보도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웃는 모습이 필요한 순간 침통해야 할 장면을 악의적으로 편집하면 전후 사정을 모르는 독자들은 속을 수밖에 없다"며 "악마의 편집이죠"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의원을 비롯해 박주민·이재정·김용민·김승원·김남국 등 민주당 의원과 함께 활짝 웃으며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밝게 웃는 이들 의원의 뒤로 대전 지역의 침수 피해를 보도하는 TV 뉴스 화면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황규환 미래통합당은 부대변인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최 대표는 예상치 못한 논란에 당황한 듯 4장의 사진 중 파안대소하고 있는 사진을 지웠다.
최 대표의 SNS가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 대표는 9일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건의에 수용거부 의사를 밝혔을 당시 공식 입장문과 다른 입장문을 ‘법무부 알림’이라는 제목으로 올려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둘러싼 법무부 내부 갈등이 첨예하게 드러나던 시절 이같은 입장문이 범여권 인사들을 통해 유출됐다는 사실에 야권에서는 '제2의 국정농단이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최 대표가 올린 글에는 ‘법상 지휘를 받드는 수명자는 따를 의무가 있고, 이를 따르는 것이 지휘권자를 존중하는 것’,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다른 대안을 꺼내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님‘, ’검사장을 포함한 현재의 수사팀을 불신임할 이유가 없음‘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최 대표는 아울러 “’공직자의 도리‘ 윤 총장에게 가장 부족한 지점. 어제부터 그렇게 외통수라 했는데도···ㅉㅉ”이라고 썼다.
하지만 최 대표가 올린 글은 법무부의 입장문 형태였지만 실제로 법무부가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과 내용이 달라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이를 뒤늦게 알아챈 최 대표는 SNS에 게재한 글을 약 20분 후 부랴부랴 삭제하면서 "공직자의 도리 등의 문언이 포함된 법무부 알림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어 삭제했다"면서 "법무부는 그런 알림을 표명한 적이 없다. 오해 없길 바란다. 혼선을 빚어 송구하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날 대전과 충청 지역에는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이 물에 잠기고 100명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한때 시간당 100mm가 넘는 집중 호우에 저지대 아파트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대전 중구 문화동에는 이날 오전 4시 18분부터 1시간 동안에만 102.5㎜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주요 기상 수치를 공식 측정하는 지점인 대전지방기상청 내 대표 지점에는 오전 3시59분부터 1시간 동안 46.1㎜가 내렸다. 이번 대전지역 폭우로 현재 사망자는 2명에 달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