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앞에 무릎 꿇고 속죄하는 남성의 모습을 묘사한 조형물 '영원한 속죄'를 두고 이를 전시하고 있는 식물원 측이 "해당 남성은 아베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비를 들여 해당 조형물을 제작한 김창렬 한국자생식물원장은 10일 "절하는 남성이 아베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지만, 누구라고 특정하지 않았다"며 "일본 총리든 정치인이든 책임 있는 사람이 사죄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은 마음이다"고 밝혔다.
이어 "'아베 총리도 조형물의 남성처럼 사죄하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한 것이 오해를 불러온 것 같다"며 "조형물은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고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간 식물원 앞마당에 내 돈으로 개인의 생각을 표현한 것을 간섭하는 것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며 "우리 정부에서도 (조형물 설치를)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 문제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거나 무역 갈등을 일으키는 등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며 "때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정중히 사죄한 뒤 새롭게 거듭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루터기에 앉아 두 손을 무릎 위에 모은 한복 차림의 소녀와 그 앞에 무릎 꿇고 엎드린 양복 차림의 남성의 속죄를 형상화한 작품인 '영원한 속죄'를 두고 일부 언론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과하는 모습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본 정부 측은 28일 "만일 (절하는 남성이 아베 총리라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일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논평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우선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그런 것은 국제의례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6년 제작된 '영원한 속죄'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한국자생식물원 내 잔디밭에 전시 중이며, 지금도 누구든지 관람할 수 있도록 공개되어 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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