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3자 연합' 측이 한진칼이 발행한 신주인수권(워런트) 공개매수에 나섰다.
3자 연합의 구성원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종속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와 반도건설의 계열사 반도개발은 다음달 12일까지 한진칼 신주인수권 120만주를 공개 매수한다고 23일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와 반도개발이 신주인수권을 각각 80만주, 40만주를 주당 2만5000원에 공개 매수하기로 했다.
앞서 한진칼은 자회사인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이달 초 일반공모 방식으로 3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바 있다.
BW는 새 주식을 정해둔 값에 매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워런트)과 사채로 분리해 거래할 수 있다. KCGI와 반도건설 측이 이 중 신주인수권을 공개 매수에 나선 것이다. 신주인수권은 발행일로부터 1개월 뒤(8월 3일)부터 만기 1개월 전(2023년 6월 3일)에 행사할 수 있다. 그레이스홀딩스와 반도개발의 공개 매수 물량은 전체 신주인수권의 3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양사는 "신주인수권을 추가 취득해 지분 희석을 방지하려 한다"며 "한진칼에 대한 지배력을 획득해 바람직한 지배구조를 정립하고자 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공개 매수가 계획대로 진행된 후 신주인수권을 행사한다면 KCGI와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 연합은 한진칼 지분율 45.23%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3자 연합과 조 회장은 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지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앞서 3자 연합은 한진칼의 BW 일반공모 발생을 반대한 바 있다. 조 회장이 3자 연합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이 기존(41.30%)보다 낮아쳐 지분율 차이가 커질 수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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