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화재로 사망자 7명을 포함 18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원장이 법정에서 시설관리 소홀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오덕식 부장판사)은 23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시원장 구모씨(70)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사건 20개월 만에 진행됐다.
이날 구 씨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고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 "현재 합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구 씨는 2018년 11월9일 오전 5시께 국일고시원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에서 건물의 비상벨 등 소방시설의 유지 및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해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화재로 고시원 거주자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구 씨는 발화지점에서 거주했던 A 씨의 사망으로 화재 원인 규명에 시간이 많이 소요돼 사고 19개월만인 지난달 기소됐다.
재판부는 "내용에 따라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면서 "그낭 어정쩡하게 넘어가면 안된다. 합의한다면 시간을 더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구 씨 측 변호인은 "합의 부분은 직접 (피해자 측에) 접근할 수 없어 보험처리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사고 직후부터 접수하고 보험사에 독촉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보험사에 직접 확인을 해서라도 누구에게 얼마를 줬는지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구 씨에 대한 2차 공판은 오는 9월3일 오후 2시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