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한국판 디지털 뉴딜' 실현을 위해 역대급 규모의 체험형 인턴 채용을 실시한다. 해당 인턴은 세금 500억원이 투입되는 단기 일자리인 가운데 일각에선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 19일 '2020 공공데이터 청년 인턴 모집 공고'를 냈다. 접수 기간은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다.
눈길을 끄는 점은 모집인원이 8000명인 점이다. 8000명의 청년 인턴들은 월 180만원(세전·4대 보험 포함)을 받으며 3개월간 활동을 한다. 504억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셈이다.
행안부가 모집 공고와 함께 공지한 '인턴 주요 수행 업무'에 따르면, 이번에 선발되는 8000명의 인원들은 △공공데이터 개방 업무 △공공데이터 품질관리 업무 △공공데이터 실측·수집 업무 둥을 수행한다.
행안부는 해당 모집 공고를 내면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경제위기 및 취업자 감소에 대응하며 공공데이터 개방·품질·실측 등 데이터 일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이 부유한 공공데이터의 전면 개방을 촉진하고 고품질의 공공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는 '2020년 공공데이터 청년 인턴십'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504억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가운데 이 같은 일자리가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정부가 제공하는 일자리가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일자리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서 디지털 관련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면서 디지털 뉴딜에 필요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관련 기업들이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꼭 500억원이나 투입하면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정부가 디지털 댐을 만든다고 했다는데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그 작업에 손이 많이 가다 보니 청년들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라며 "청년 일자리가 단기 알바 일자리로 나쁘지는 않은데 문제는 청년들의 경우에는 단기 알바 하는 동안 무언가 배워야 할 텐데 일을 배우는 일자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주 단순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 있어서 청년들의 기대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며 "청년들이 일을 배운다고 하기엔 어려워질 것이고 그런 면에서 청년 일자리 사업으로는 노인 일자리 사업과 다를 바 없다. 디지털이라고만 명시가 된 거지 성격 자체는 어르신들에게 제공되는 단기 일자리와 수준이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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