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도전하는 이낙연 의원(전 국무총리)과 김부겸 전 의원이 20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당권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의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민주당의 ‘도덕성 회복’을 의제로 내세운 반면 김 전 의원은 당대표 2년 임기를 완수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이 막판 당대표 출마를 저울질 중이어서 양강 체제인 경선 구도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새벽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를 찾아 당대표 후보로 등록했다. 이 의원은 후보 등록 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국난 극복과 도덕성 회복 등의 문제를 책임 있게 해결해 거대 여당다운 당의 모습을 갖추겠다”고 했다. 최근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부동산 논란 등을 추스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후보로 등록하며 △민주정부 4기 준비 △민생 해결 유능 정당 △공정사회 및 국민 안심 사회 견인 △대한민국 100년 준비 △국민을 섬기고 당원과 소통하는 겸손한 정당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선도 △한반도 평화 등 일곱 가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후보 등록 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같은 날 김 전 의원은 캠프 관계자를 통해 당대표 후보로 등록했다. 김 전 의원은 SNS에 글을 올려 “당대표가 되면 대선에 나가지 않겠다”며 “(차기 대선에서) 어떤 대선후보라도 반드시 이기게 하겠다”고 했다. 차기 대권을 준비하는 이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당헌·당규상 내년 3월께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점을 겨냥해 직격타를 날린 셈이다. 김 전 의원은 “상대 후보를 생채기 내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다”며 “당력의 손실 없이 모두 끌어모으는 한마당 만들기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당대표 출마를 놓고 막판 고심에 들어갔다. 박 최고위원은 당대표 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21일에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다. ‘친문(친문재인)’ 당원들의 지지가 높은 박 최고위원이 당권 레이스에 가세하면 판세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명을 뽑는 선출직 최고위원 출마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3선의 이원욱 의원과 재선의 이재정 의원이 일찍이 출마를 공식화했고 4선의 노웅래 의원과 원외 인사인 염태영 수원시장이 이날 출마를 선언했다. 3선의 진선미 의원과 재선의 김종민·소병훈 의원, 초선의 한병도·양향자 의원 등도 최고위원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