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72주년 제헌절을 기념하며 개헌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20대국회에서 좌절됐던 개헌 논의가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정 총리는 17일 "지난 24년간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 신분으로 제헌절을 경축했는데, 올해는 행정부의 일원으로 참석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법 중의 법’인 헌법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가다듬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촛불혁명의 정신을 이어가는 새로운 헌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2016년 겨울 ‘촛불문화제’는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 국민의 간절함과 목마름을 확인했던 시간이었다"며 "매서운 추위를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광장에서 함께 외쳤던 헌법 제1조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이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이때, 지난 4년 동안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던 ‘헌법’을 다시금 꺼냈으면 좋겠다"며 "촛불로 이룩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성숙시키고, 변화된 시대 흐름에 맞게 경제·사회·문화·노동·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의 헌법정신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개헌론자인 정 총리는 국회의장이던 2018년에도 “개헌은 20대 국회 최대 과제”라며 “역사를 돌아보면 시민혁명 이후에는 반드시 개헌이 이뤄졌다”고 말한바 있다. 지난 4월 총선 이후에도 국회가 시작된지 1년안에 개헌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 총리는 "올해 경축식 주제는 ‘내일을 여는 국민의 국회’"라며 "1987년 개헌 이래 가장 늦은 개원이지만, 지금이라도 국회가 열리게 되어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명실상부하게 ‘내일을 여는 국민의 국회’가 시작된 것"이라며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많은 결실을 맺고 나아가 21대 국회가 역대 최고의 ‘협치의회’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