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종합경제단체로 발돋움하겠다는 새 목표를 제시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사진)은 1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연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종합경제단체를 지향하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해 과도하게 부담을 주는 정책을 개선하는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특히 “4차 산업혁명의 급속한 진전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기업 경쟁력 강화 및 규제 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전을 통해 “종합경제단체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경총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며 “함께하는 경제, 함께 여는 미래(경총의 새 비전)를 위해 경총이 선구자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이날 새 비전과 슬로건, 미션, 협회 로고 등을 선보였다. 경총 관계자는 “지난 50년은 노사관계에 특화된 사용자단체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왔다면, 앞으로 50년은 완전히 새로운 경제단체가 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기념사에서 “한국 경제는 더욱 치열해진 글로벌 시장 속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당면한 정보기술(IT)을 주축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급속히 이뤄지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산업은 비대면화·유연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속에서 경총의 역할도 새로 정립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경총은 신산업에 대한 시장규제를 혁신해나가면서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해 경영활동, 지배구조, 세제, 안전 등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와 맞지 않는 정책을 개선하는 데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경총은 이날 종합경제단체로 도약하기 위한 장기 계획도 발표했다. 올 하반기 ‘2020 기업경영장벽 보고서’를 발간하고 정부에 ‘종합 노동법·제도 선진화 과제’를 건의할 계획이다. 기업경영장벽 보고서에는 노동, 경영 및 세제, 환경 및 안전, 신산업 등 4대 분야의 규제 현황에 대한 집중 조사와 대안이 담길 예정이다. 이 밖에 사회보장제도의 구조적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사업장 안전관리 매뉴얼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책역량을 키우기 위해 관련 예산도 대폭 늘린다. 올해 14억원 수준인 연구용역 규모를 2025년 25억원으로 확대한다.
경총의 50주년 기념행사엔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경총은 1970년 8월 15일 한국경영자협의회라는 명칭으로 출범했다. 1974년 한국경영자협회로 단체명을 바꿨고, 1981년부터 지금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7대 회장인 손 회장은 2018년 취임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