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를 비껴간 수익형 부동산이 눈길을 끈다. 미분양에 시달리던 오피스텔도 모두 계약을 끝내는가 하면 잠잠했던 생활형숙박시설도 공급이 활기를 띠며 부동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부동산 투기수요나 다주택자의 주택 거래에 제약이 걸린 데다 초저금리까지 더해지면서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수익형 부동산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특히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관광지를 중심으로 거주와 임대가 동시에 가능한 생활형숙박시설의 부활할 조짐을 보이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생활형숙박시설은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 뿐만 아니라 실내에서 취사와 세탁 모두 가능한 시설을 말한다. 보통 레지던스 등으로 불리며 주로 외국인, 중장기 투숙객을 대상으로 한 호텔로 활용됐었으나 최근에는 아파트와 비슷한 설계와 상품성을 갖춘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며 신개념 주거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파트와 달리 규제에도 자유로워 별도 청약통장이 필요 없으면서도 아파트처럼 개별등기를 통한 보유와 매매가 가능하다. 전매제한이 없어 투자가 자유로우며 1가구 2주택에 적용되지 않아 양도소득세 중과세 대상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종합부동산세가 면제되고 담보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직접 거주해도 되고 임대로 운영도 가능해 투자상품으로 인기가 좋다.
이러한 이점 덕분에 최근에 분양하는 생활형숙박시설은 높은 청약경쟁률과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6월에 청약접수를 받은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는 평균 경쟁률 38.8대 1, 최고경쟁률 266.8대 1을 기록하며 1개월만에 완판이 임박했다. 초기 프리미엄은 호가 기준 5000만원 가량 형성됐다.
이러한 가운데 신관광벨트가 조성중인 서해안을 중심으로 생활형숙박시설이 추가적으로 공급을 앞둬 관심을 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 시흥과 인천 송도 등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지역에서 분양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돋보이는 곳은 경기도 시흥시 시화멀티테크노벨리(시화MTV) 거북섬 일대다. 인공 서핑장인 ‘웨이브파크’가 들어서는 해양레저복합단지에 생활형숙박시설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웨이브파크는 세계 최대 규모이자 아시아 최초 인공서핑장으로 스페인 웨이브가든(Wavegarden)의 기술을 도입해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이르면 올 하반기에 개장할 예정이다.
웨이브파크의 주요 시설로는 시간당 1000개의 파도를 만드는 서프코브(Surf Cove), 서핑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서핑 아카데미(가칭), 서퍼들의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는 서프비치 등 사계절 서핑이 가능한 시설이 들어온다. 또한 부드러운 파도를 즐길 수 있는 페스티브 웨이브, 아일랜드 스파, 레크레이션풀 등 온 가족이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서핑 시설 외 주상복합, 위락시설도 설계된다.
이미 서핑은 국내 대표 해양레저스포츠로 자리잡고 있어 시화MTV 거북섬 내 생활형숙박시설의 몸값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대한서핑협회에 따르면 국내의 서핑인구는 2014년 4만명 수준에서 2017년 20만명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부산, 양양 등이 서핑의 성지로 떠올랐지만 수도권에서는 변변한 서핑장소가 없는 상태다.
인공서핑장이 들어선 이들 인공서핑 파크는 서핑장 외에도 다채로운 행사와 카페테리아, 리조트 등이 일대에 함께 들어서 있어 서핑을 즐기는 서퍼들 이외에 가족단위 관광객, 단체여행객 등의 일반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질 전망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킬러 콘텐츠’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3m 가량되는 서핑보드에 올라서면 자연스럽게 거리 두기 수칙이 지켜지는 데다, 탁 트인 바다에서 진행되는 만큼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적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6·17부동산대책을 통해 왠만한 인기 지역의 아파트는 청약, 대출, 전매 등 모든 측면에서 규제를 받게 됐다”며 “아파트와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생활형숙박시설이 인공서핑장으로 수도권 최대 관광지로 떠오를 경기도 시흥 시화MTV 내 공급될 예정이라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부동산 hk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