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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쌍용차 '통상임금'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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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을 포함시켜 법정수당 부족분을 지급해달라는 근로자의 주장은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위반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신의칙은 통상임금을 둘러싼 분쟁에서 근로자가 요구하는 금액이 지나치게 많아 회사 경영상 어려움이 있거나 기업의 존속에 위기를 초래할 경우 지급 의무를 제한할 수 있다는 취지의 요건을 말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한국GM 근로자 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 9일 확정지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이 기업의 항변을 받아들인 원심을 수긍한 사실상 첫 번째 판결”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원고들은 2007~2010년의 정기상여금과 하계휴가비 등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법정수당을 재계산하고 회사에 그 차액을 지급해 달라고 소송을 냈다. 원고 5명의 청구액 합계는 약 1억5600여만원이다.

원심(항소심)은 신의칙을 적용해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연 700%에 달하는데 이를 포함해 법정수당을 추가로 지급하라는 것은 노사가 합의한 임금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것”이라며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피고의 부채비율이 동종업체에 비해 상당히 높은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는 매년 지출하는 연구개발비가 6000여억원에 달하는데 이 사건 법정수당을 추가 지급하는 데 보유 현금을 쓰면 연구개발이 중단될 수도 있다”며 “원고들의 청구는 신의칙에 반해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런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은 신의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대법원은 쌍용차 근로자 1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도 신의칙을 적용해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원고들은 2010~2013년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계산한 뒤 법정수당의 차액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청구액 합계는 약 5억1200여만원이다.

원심은 “피고에게 상여금 등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법정수당과 퇴직금 등을 지급하라고 할 경우 피고는 예측하지 못한 재정적 지출을 하게 돼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들의 법정수당 및 퇴직금 청구는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역시 대법원이 원심 판단을 그대로 수용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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