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성시와 용인시가 2024년까지 1차 반도체 생산시설로 완공 예정인 ‘SK용인반도체클러스터’의 방류수 처리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용인시가 SK반도체클러스터에서 하루 발생하는 오·폐수 61만여t 가운데 하수처리 과정을 거친 처리수 37만t을 안성천에 방류하는 사업 계획을 추진하면서다. 용인 SK반도체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총 122조원을 투입해 2036년까지 용인 처인구 원삼면 일원 448만㎡ 부지에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안성시는 용인 SK반도체클러스터의 처리수가 안성천을 통해 매일 방류되면 수질이 악화된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안성 농민들이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9일 안성시 ‘SK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성사업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경기도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 반도체산업단지 처리수의 안성천 방류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이날 용인시와 SK하이닉스 측에 반도체 방류수의 안성천 방류 계획 중단과 앞으로의 사업 추진 과정을 안성시에 상세히 공개해줄 것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용인시는 지난달 5일 백군기 용인시장이 김보라 안성시장을 찾아 상생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방류수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협의회 구성을 제안하는 등 안성시와의 상생발전 해법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 방류량을 34만여t으로 줄이고 안성천 방류 수질을 개선하는 등의 사업계획도 변경했다.
김 시장은 “안성시민이 납득하고 이해한 뒤 찬반을 논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달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지역 전문가들 사이에는 안성시와 용인시 두 시의 상생발전 해법 찾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안성시와 용인시 관계자는 “앞으로 추진될 환경영향평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등 행정절차에 임해 두 지역 모두 상생할 방안을 찾기 위한 협의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성=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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