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철강 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포스코는 10일 3.45% 떨어진 18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 주가는 지난 4월 초부터 18만원 언저리를 3개월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4일에는 장중 20만9000원까지 오르며 반등하는 듯 했으나 이후 기관 매도세에 밀리며 18만원대로 돌아왔다.
주가가 부진하면서 시가총액 순위는 지난해 말 10위에서 이날 18위까지 밀렸다. 시가총액이 15조원대까지 빠지면서 SK바이오팜(17위)에도 밀리기도 했다.
포스코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철강 업황이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건설, 자동차 부문 철강 수요가 급감했다. 철강 가격은 하락했지만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은 강세를 보여 수익성도 악화했다. 회복 기대는 있지만, 지표로 확인이 안됐다.
이 영향으로 실적 전망은 악화일로다. 포스코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작년 동기보다 79.3% 줄어든 2212억원이다. 별도 기준으로 포스코가 2분기 사상 첫 분기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까지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하반기 실적 전망치도 갈수록 내려가고 있다. 하반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1368억원으로 3개월전(1조7763억원)대비 36.0%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로 주도 산업이 바뀌면서 중후강대로 분류되는 철강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도 악화됐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포스코의 자사주 매입도 기대 이하라는 목소리가 많다. 포스코는 지난 4월 1년간 1조원대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가운데 매입 금액은 1000억원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하루에 1만주씩 사들이던 매입 규모를 지난 2일부터 2만주로 늘렸지만 주가 부양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증권업계는 포스코 주가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국내외 자동차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자동차 냉연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회복될 것이란 게 근거다. 이날 광양 3고로의 재가동이 시작되면서 판매량 회복 전망에 힘을 보탰다. 이달 들어 포스코 목표주가를 내놓은 5개 증권사 모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지 않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0.3배 수준에 불과한 주가순자산비율(PBR)도 매력적이란 평가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내 주요 철강제품 유통가격이 코로나19 이전인 1월말 수준에 가까워진 점도 긍정적 신호다"며 "포스코 제품 가격 인상을 뒷받침해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