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월 09일(20:15)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민지혜 생활경제부 기자) 패션업계는 몇 년째 불황을 겪고 있습니다. 해외 브랜드도 국내로 쏟아져들어오고, 직구도 활성화된 데다 가성비 좋은 중저가 SPA(제조·직매형 의류) 브랜드까지 모두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죠. 그러다보니 그저 그런 신상품으로는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없습니다. 뭔가 독특하거나 여심(女心)을 사로잡을 만큼 귀여워야만 팔리는 시대입니다.
한 마디로 독창성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패션 브랜드들이 저마다 협업(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그동안 못 봤던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이유입니다. 이른바 '콜라보'라고 부르는 협업 제품들의 공통점을 꼽자면 귀여운 캐릭터를 넣거나 B급 감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디자인이라는 겁니다.
대표적 사례가 TBJ와 농심 너구리 라면의 콜라보였습니다. 이달 1일 무신사를 통해 100세트 한정으로 내놨는데 일 주일 만에 다 팔렸다고 합니다. 너구리 캐릭터를 넣은 후드티셔츠, 너구리 자수를 넣은 야구모자, 포켓티셔츠와 그래픽 티셔츠 등으로 나왔는데요, 이른바 '집콕셋뚜'라는 이름을 붙여 코로나19 시대에 집에서 편하게 입는 옷과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라면을 같이 판매했습니다.
100세트라고 하면 적은 것 같다고 느끼겠지만, 사실 요즘 패션업계에선 한 종류의 제품을 100장 단위로 판매하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번에 선보인 너구리 후드티셔츠는 판매 2분 만에 다 나갔다고 하니, 인기가 많았던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캐릭터와의 협업은 이제 패션업계의 '정설'처럼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지난 8일에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아크메드라비'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와 협업했고, 주얼리 브랜드 'OST'는 지난 7일 미니언즈 캐릭터와 협업한 제품을 내놨습니다. 교복 브랜드 스쿨룩스도 디즈니와 협업한 문구세트를 내놓는가하면, 캐주얼 브랜드 '질스튜어트스포츠'는 독일의 '하리보' 젤리랑 손을 잡았습니다.
심지어 화장품에도 캐릭터 협업이 '대세'입니다.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케어존'은 최근 일러스트레이터 나봉 작가와 협업한 '노르데나우 워터 라인 끼리 콜라보레이션' 3종을 출시했죠. 립스틱으로 유명한 '맥'은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4'와 독특한 협업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경계가 허물어진 겁니다. "콜라보 없는 신제품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젠 협업만이 살 길이라고 보는 겁니다. 독특해야만 살아남는 시대, 과연 코로나19가 지나간 뒤 어떤 브랜드가 살아남을지 궁금해집니다.(끝) /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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