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계열이었던 사모펀드 원에쿼티파트너스(OEP)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해 2조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전인 2012년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한 지 8년 만에 투자금액 대비 7배 가까운 수익을 올린 것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OEP는 이날 셀트리온헬스케어 보유 주식 316만 주, 약 3100억원어치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전량 처분했다. 매각 가격은 이날 셀트리온헬스케어 종가인 10만7500원에 4.7~7% 할인율을 적용한 10만~10만2500원이다. 매각 주관사는 UBS증권이었다. 이번 거래로 OEP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잔여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완전히 결별했다.
OEP는 셀트리온이 국내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외면받던 2012년 1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투자했다. RCPS 2500만 주를 2540억원에 사들였다. 셀트리온의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국내 허가를 받기 전이다. OEP는 이듬해 8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를 인수해 총 30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OEP의 지분율은 30%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에 이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였다.
OEP는 2017년 7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본격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 2018년 9월부터 3년간 총 여섯 차례의 블록딜을 통해 확보한 금액은 2조200억원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셀트리온그룹주의 강세가 이어지자 블록딜을 세 차례나 단행했다. 올 4월에 2700억원, 5월에 350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에 남은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올해만 9300억원을 현금화했다.
업계는 국내 바이오주가 고평가됐다고 판단한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2018년 1월 15만원대로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 들어 전고점 직전 수준까지 오르며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자회사인 아이온인베스트먼트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약 6300억원어치를 매각했다.
시장에선 이달부터 보호예수가 풀린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이 대거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분 매도 제한 기간(록업)은 90일로, 4월부터 이어진 블록딜 물량이 9월까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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