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최고 해상도 TV인 '8K UHD TV' 보다 해상도를 100배 가량 높일 수 있는 원천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와 전덕영 명예교수는 QLED(퀀텀닷 LED) TV 기반 디스플레이 구현에 필요한 핵심기술인 풀컬러(적색, 녹색, 청색) 퀀텀닷 패턴 프린팅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발표했다.
QLED TV는 별도 장치가 없이 크기와 전압에 따라 스스로 빛을 내는(자체 발광) 수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입자인 퀀텀 닷(양자점) 소자로 구성된 TV를 말한다.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TV보다 수명이 길고 선명하며, LCD(액정디스플레이)TV보다 얇게 만들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시판중인 QLED TV는 실제 QLED 기술이 적용된 것이 아니다. 백라이트 유닛(BLU)에 퀀텀닷 필름 한 층을 입혀 적,녹,청 스펙트럼을 줄임으로서 색 순도를 높인 LCD TV에 가깝다.
연구팀 관계자는 "풀컬러 퀀텀닷 배열의 해상도를 최대 1만4000ppi(인치당 픽셀 수)까지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는 현재 8K TV 해상도인 117 ppi보다 100배 이상 높은 해상도"라고 했다.
퀀텀닷은 OLED 소재와 달리 용매에 녹아 분산된 형태로 합성해야 한다. 기존 디스플레이 제조공정인 패터닝 기술을 적용하기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퀀텀닷 패턴을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나노미터 크기 주형(템플릿)을 만들고, 톨루엔 아세톤 등으로 용매 성분을 미세하게 조절한 다음 퀀텀닷이 주형에 스스로 배열(자기조립)하게 만들었다. 특수 설계된 고분자 물질을 용매에 녹이거나 열을 가하면, 스스로 모양이 바뀌며 나노미터 이하 미세패턴을 만드는데 이를 자기조립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퀀텀닷을 주형에서 분리해 디스플레이 기판에 옮기는 '전사 프린팅' 기법도 새로 만들었다.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PMMA) 등 고분자 물질을 활용했다. 정연식 교수는 "QLED 퀀텀닷 패턴은 극도로 얇아 외부 압력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초저압 전사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패턴 손상을 방지했다"며 "이렇게 제작한 QLED 소자 성능은 기존 소자 대비 발광 효율이 6배 이상 높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또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할 경우 적, 녹, 청 퀀텀닷 픽셀이 개별적으로 발광하는 초고해상도 능동형 퀀텀닷 LED(Active Matrix QLED) 디스플레이 구현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MQLED는 발광 소자마다 박막트랜지스터(TFT)를 내장해 각 소자의 발광을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아몰레드(AMOLED)와 원리가 같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소재 디스커버리 사업 지원을 받았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지난달호에 실렸다.
정 교수는 삼성코닝,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연구원 등을 거쳐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2008년 고밀도 자기조립 나노패터닝 기술과 관련한 논문을 사이언스지에 게재하는 등 나노 소재, 공정, 소자 분야에서 100여편의 국제학술지 논문을 냈으며 5건의 미국 특허, 40여건의 국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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