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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라지만…소수점 둘째자리에 숨겨진 '마이너스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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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비가 늘어난 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 가격이 급등했지만 전체 소비자물가는 소비 침체와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분석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6(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 심의관은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면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01% 하락했다”며 “다만 국제 통계 기준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만 표기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상승률은 0.0%”라고 말했다.

지난해 12개월 연속 1%를 밑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3월 1%대로 올라섰다가 4월 코로나19 여파로 다시 0%대로 떨어졌다. 5월에는 지난해 9월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마이너스 물가(-0.3%)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침체와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한 석유류 가격 하락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품목별로 보면 코로나지원금 지급 효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4.6% 상승했고, 가공식품 물가도 1.3% 올랐다. 채소류(9.7%) 수산물(6.9%)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돼지고기·소고기를 중심으로 한 축산물 가격 오름세(10.5%)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외식을 줄인 데다 코로나지원금 지급 효과로 해당 품목 소비가 급증한 영향이다. 축산물 중에서는 돼지고기(16.4%), 국산 소고기(10.5%)가 많이 올랐다. 통계청은 “내구재 중에서도 소파(12.1%), 식탁(10.8%) 등 가구 물가가 크게 올랐다”며 “코로나지원금 지급의 영향”이라고 했다.

날씨, 유가 등 외부 요인에 따라 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물가 지표인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기준) 상승률은 0.2%에 그쳤다. 이 지표는 올 들어 매월 0%대 상승률에 머무르고 있다. 전반적인 소비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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