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과 현대리바트 등 가구·인테리어 업종을 향한 증권가의 관심이 뜨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때아닌 특수를 누리던 가구주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반사이익을 보며 겹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샘은 5.34% 오른 9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샘 주가는 지난 3월 저점보다 97.39% 올랐다. 이 기간에 외국인과 기관은 한샘 주식을 각각 157억원, 27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한샘에 이어 국내 가구업계 2위인 현대리바트도 3월 이후 주가상승이 236.62%에 달한다. 현대리바트는 이날 1만8750원으로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가구주들의 상반기 분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가구 특수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확산으로 가구 사용시간이 많아지고, 교체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가구 소매판매액은 전년대비 32% 증가했다. 올해 전체로 보면 작년보다 18% 늘어난 것인데, 4월(전년대비 24% 증가)을 기점으로 실적 개선이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
가구 판매 증가는 곧바로 가구주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현대리바트는 1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49% 증가한 1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가구 판매가 4월부터 급증한 점을 감안하면 연간 실적은 더욱 기대된다는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리바트와 한샘은 올해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100.56%, 37.35% 늘어날 전망이다.
6월들어 주가가 다소 진정됐던 가구주는 지난달 17일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 발표를 계기로 다시 한번 동력을 찾았다. 통상적으로 부동산 거래수요를 묶어두는 부동산 규제가 가구주에 악재로 여겨지는 것과 상이한 결과다. 이는 이번 대책에 안전진단 강화 방안과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 조합원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2년 이상 거주해야한다는 조건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규제 강화로 이사를 포기한 조합원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아파트로 입주하는 과정에서 리모델링 및 가구를 대폭 구매할 것이라는 기대다.
이어지는 호재에 여의도에서는 가구주를 향한 기대가 연일 커지고 있다. KB증권은 지난달 29일에 한샘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이는 한샘이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발표한 한샘과 현대리바트 목표주가는 지난 3개월 사이 각각 13.14%, 43.52% 올랐다.
가구업종은 지난해부터 온라인 유통망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 증권가에서는 가구 업종이 그간 집행해온 투자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실적을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샘 등은 주택 거래량과 매출액이 대체로 동행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상반기 실적이 실수요자의 주택 매입 증가와 정책 수혜에 따른 일시적인 결과물인지 수익구조의 본질적인 개선이 이뤄졌는지는 하반기 실적이 판가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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