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 간 ‘검언유착 의혹’ 수사의 적절성 등을 판단할 전문수사자문단(수사자문단) 구성을 둘러싸고 검찰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수사팀은 “수사자문단 관련 절차를 중단해 달라”며 대검에 정면 반발했다. 대검은 “기본마저 저버리는 주장”이라며 수사팀을 강하게 비판했다.
30일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사건은 수사가 계속 중인 사안으로, 사실 관계가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지금 단계에서 수사자문단을 소집할 경우 시기와 수사 보안 등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며 “관련 절차를 중단해 줄 것을 대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대검 예규에 따라 자문단은 수사팀과 대검에서 각각 후보를 추천해 법조계 인사 및 현직 검사들로 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후보를 추천해 달라는 대검 요청에 수사팀이 수차례 불응하자 대검은 전날 일방적으로 자문단 후보 구성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서울지검에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의 독립성을 부여해 달라”고도 했다. 특임검사란 검사가 저지른 범죄를 중립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2010년 ‘스폰서 검사’ 사건 이후 도입된 제도다. 수사 과정에서 상급자의 지휘를 받지 않고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면 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대검의 수사 지휘에 따르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조계에선 대검이 강행해 구성한 수사자문단이 향후 ‘수사 중단’ 등의 의견을 내더라도 수사팀이 불복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대검도 입장문을 내고 “(채널A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까지 대검에 보고했으면서, 실체 진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범죄 성부에 대해 설득을 못하는 상황에서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달라는 것은, 수사는 인권 침해적 성격이 있기에 상급기관의 지휘와 재가를 거쳐 진행된다는 기본마저 저버리는 주장”이라며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면 자문단에 참여해 합리적인 의견을 내는 것이 순리”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사이의 갈등은 더 깊어지게 됐다. 이번 의혹에는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돼 있다. 법조계에선 이 지검장이 한 검사장과 윤 총장을 겨냥해 무리하게 수사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인혁/안효주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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